"한국 빵집이었어? 너무 맛있어"...'하루 700명 북적' 파리에 뜬 파리바게뜨 [르포]

호치민(베트남)=차현아 기자, 파리(프랑스)=조한송 기자
2025.12.01 05:20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2-K푸드 대장정>SPC그룹 ①베트남·프랑스 홀린 파리바게뜨

[편집자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K웨이브'로 달궈진 'K산업'의 성장엔진이 식기 전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푸드·리테일·패션·뷰티' 등을 중심으로 'K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집중 조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베트남 호치민시 3군 거리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카오 창(Cao Thang)점 전경. /사진=차현아 기자.

"갓 구운 신선한 빵을 먹을 수 있잖아요."

지난 9월초에 찾은 베트남 호치민시 3군 거리. 이 지역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문화와 전통 베트남 문화가 혼재된 특유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오토바이의 요란한 엔진소리와 자욱한 매연으로 가득한 낯선 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익숙한 파란 간판과 하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파리바게뜨의 베트남 1호 매장인 카오 탕(Cao Thang)점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오전부터 빵과 음료를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즐비했다. 현지에서 특히 인기있는 메뉴는 크루아상과 수박 음료다. 크루아상은 4만동(한화 약 2200원)으로 한국 기준으로 보면 저렴하지만, 현지 상점(1만5000동~2만동)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사실 과거 프랑스 식민 지배의 영향으로 크루아상과 바게트는 베트남 내 어느 빵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빵들이다. 그럼에도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유독 잘 나가는 것을 보니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카오 탕점 관계자는 "매일 약 300명 정도가 오며, 주말엔 최대 500명까지 방문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호치민 7군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크레센트몰 점에서 한 고객이 빵을 고르고 있다./사진=차현아 기자

인근 호치민시 7군의 대형 쇼핑몰인 크레센트몰(Crescent Mall) 1층에 위치한 또다른 파리바게뜨 매장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직접 들어간 가게 안에선 음료를 하나 시켜두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30대 남성과 빵을 가운데 두고 대화를 나누는 40대 여성 2명이 눈에 띄었다. 이어 밝고 따뜻한 파리바게뜨 특유의 조명에 한국 드라마 '명성황후'의 OST인 '나 가거든'의 피아노 연주 버전 음악이 흘러나오니 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매장에서 월넛 바게트와 샐러드를 산 40대 여성 응우엔(Nguyễn)씨는 "빵이 맛있어 자주 오는데 한국 브랜드라서 이미지가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베트남에서 둘러본 두 매장에선 빵을 구워내는 모습을 눈 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냉장 보관하던 빵을 내놓는 현지 빵집과 뚜렷하게 차별화된 포인트다. 호치민시 2군의 대형 쇼핑몰 티소몰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의 팀 리더를 맡고 있는 홍 리엔(Hong Lien) 매니저도 "베트남인들이 파리바게뜨를 찾는 이유는 갓 구운 빵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리바게뜨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당일 생산한 빵은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판매가 안 되면 폐기한다. 이 매장에서 굽는 빵은 주중 기준 하루 700개에 달했다.

파리바게뜨 베트남·프랑스 사업 및 글로벌 사업 개요/그래픽=임종철

지난 9월말 취재차 들른 프랑스 파리 센 강 남쪽에 위치한 생미셸역. 여기서 나와 조금만 걸어가니 관광객을 포함해 현지인들의 명소가 된 파리바게뜨 생미셸(Saint-Michel)점이 나왔다. 파리의 유서 깊은 옛 건물과 잘 어우러진 외관과 함께 보이는 차양막엔 영어로 'PARIS BAGUETTE'라고 적혀있었다. 언뜻 한국에 있는 매장들과 달라 한눈에 파리바게뜨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안으로 들어가니 평일 저녁 시간인데도 빵을 구매하거나 테라스에서 간단히 먹고 가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진열대엔 바게트를 포함해 크루아상, 마카롱, 머핀, 타르트, 브라우니, 핫도그 등 다양한 종류의 빵이 놓여있었다. 반대편 냉장고엔 바로 사서 먹을 수 있는 음료와 샌드위치, 샐러드 등이 진열돼있었다. 국내보단 종류가 다소 적었지만,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제품군으로 빼곡했다. 빵과 디저트는 직원을 통해 계산하고, 샌드위치와 샐러드, 음료 등은 직접 꺼내서 결제하는 구조였다.

매장에 머문 30여분간 고객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캐리어를 끌고 와 샌드위치를 사가거나 지인들과 다양한 종류의 빵을 한 번에 구매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하루에 700명 이상이 매장을 다녀간다"며 "메뉴가 다양해 좋단 반응들이 많다"고 전했다.

프랑스 파리 소재 파리바게뜨 생미셸점에서 주문하는 고객들의 모습/사진=조한송 기자

고객 중 한명인 탄자니아 출신 레이네씨는 "매장을 다섯 번 정도 방문했다"며 "빵 종류가 다양하고 맛이 있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프랑스인 엠마씨도 "종종 들리는 가게인데 한국 브랜드인 줄은 몰랐다"며 "(빵)맛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PC그룹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는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베트남과 프랑스에 진출했다. 프랑스는 정통 빵의 나라, 베트남은 프랑스 식문화가 보편화된 국가란 점에서 한국 기업이 현지 베이커리 시장에 발을 내딛는 것 자체가 과감한 도전인 셈이었다. 그럼에도 까다로운 현지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결국 빵 맛이었다. SPC 관계자는 "그룹의 제빵 기술과 노하우를 담은 다양한 제품군과 높은 품질,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 소재 파리바게뜨 생미셀점 외관/사진=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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