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8%...관심 없는 올림픽, 유통특수도 사라졌다

차현아 기자, 유예림 기자
2026.02.08 15:09

시차 8시간·JTBC 단독 중계의 벽…파편화된 미디어 소비
고물가에 마케팅도 '선택과 집중'… 이탈리아 '현지 공략'

[코르티나담페초=AP/뉴시스] 한국 컬링 대표팀의 김선영과 정영석이 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라운드로빈 6차전에서 미국을 꺾은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5차전에서 체코에 4-9로 패해 5패를 기록했던 김선영-정영석 조는 미국의 코리 티스-코리 드롭킨 조를 연장 끝에 6-5로 꺾고 첫 승리를 거뒀다. 2026.02.08. /사진=민경찬

"역대급 노관심 대회 아닌가요?"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한 자영업자가 올린 글이다. 지구촌 동계 스포츠 축제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밀라노 동계올림픽)'이 시작됐지만 국내 유통업·자영업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통상 올림픽 대목을 노리고 쏟아지던 업계발 대규모 할인 행사나 '올림픽 한정판' 마케팅도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밀라노 동계올림픽이 개막했음에도 △JTBC 단독 중계에 따른 지상파 접근성 저하 △OTT·숏폼 중심의 미디어 소비 변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이번 올림픽이 식품·유통업 시장에서 흥행을 못하고 있다.

역대 올림픽 개최 현황/그래픽=김현정

우선 '시차'와 '중계권'이 발목을 잡았다. 이탈리아 현지와 한국의 8시간 시차로 인해 주요 경기가 자정 이후나 새벽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맥주와 치킨 등 야식 수요를 자극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지상파 3사가 아닌 JTBC 단독 중계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시청자들의 채널 접근성이 예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JTBC를 통해 생중계된 지난 7일 새벽 개회식 시청률은 1.8%(닐슨코리아 집계 기준)에 그쳤다. 같은 날 재방송 역시 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당시 지상파 3사의 개회식 시청률이 누적 3.0%였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당시 채널 별 시청률은 KBS 1TV가 1.4%로 가장 높았고, MBC TV 1.0%, SBS TV 0.6% 순이었다.

올림픽 자체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 역시 예전만 못하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에서 전 세계를 기준으로 '올림픽(Olympic)'에 대한 검색량을 살펴보면 매년 관심도가 떨어졌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열린 대회들은 모두 50을 밑돌았다. 구글트렌드는 검색 관심도를 수치화한 지표로 100에 가까울 수록 검색량이 많다는 뜻이다.

구글 트렌드를 통해 본 '올림픽(Olympic)'에 대한 관심도/그래픽=김현정

이는 1인 가구 증가와 OTT 중심의 콘텐츠 소비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거실 TV 앞에 모여앉아 단체 응원을 하며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공식이었지만 이제는 관심이 파편화되고 콘텐츠를 개별 소비하다보니 숏폼(Short-form)이나 OTT 하이라이트로 경기를 보거나 그마저도 아예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같은 콘텐츠를 보지 않다보니 마케팅 효율이 그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장기화된 경기 불황은 기업들의 마케팅 기조를 '실속형'으로 바꿔놓았다. 수십억원의 비용이 드는 대규모 캠페인 대신 꼭 필요하거나 효과가 입증된 마케팅만 하는 '선택과 집중' 방식이다.

실제 주요 식음료 기업들은 국내 내수용 마케팅 대신 대회 개최지인 이탈리아 현지를 K-푸드와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밀라노 현지 '코리아하우스'에 '비비고 존'을 마련하고 만두, 치킨, 김치 등 주력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이번 대회 공식 파트너 맥주 브랜드인 카스 역시 코리아하우스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응원 용품을 지원하는 등 현지 밀착형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데다 고물가로 원자재 부담까지 겹친 상황에서 불확실한 올림픽 특수에 기대를 걸기보단 각종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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