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 나오면 누구 책임?"…식당 문턱 낮추자 사장님 부담은 껑충

차현아 기자
2026.02.26 09:00

내달 1일부터 반려동물 식당 출입 허용…위생 가이드라인 준수 조건
외식업계 "위생관리·손님 간 분쟁 부담 커"…'아웃백' 등 대형 프랜차이즈도 신중
스벅·이디야 등 카페 업계는 '펫 프렌들리' 확산세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026.2.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다음 달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한 음식점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규제 완화를 통해 반려 인구 1500만 시대의 편의를 높이겠다는 게 정책 취지지만 정작 외식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현장에서는 위생 관리 부담이 큰 데다 손님 간 분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3월부터 일정한 시설과 위생·안전관리 기준을 충족하는 조건 하에 음식점과 카페, 제과점 등에 예방접종을 한 개와 고양이 출입을 허용한다. 기존에는 위생 문제 상 음식을 조리·취급하는 공간과 동물이 머무는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금지돼왔다.

이후 일상 공간을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싶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도 2023년 4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일부 음식점에서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허용해왔다. 지난해 4월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참여 업체의 90%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변하는 등 효과가 입증되면서 정식 법제화가 추진됐다.

현재까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제도 시행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위생 문제와 관리 책임을 걱정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식당 업주는 "음식에서 털이 나왔다는 항의가 들어오면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며 "개 물림 사고나 알레르기 반응 등으로 손님끼리 시비가 붙을 경우 매장 운영만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조리 구역과 식사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기 어려운 소규모 식당일수록 거부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기준에 따르면 음식점 내부에서 반려동물 이동이 금지되는 만큼 이를 위한 전용 의자·케이지(cage), 목줄 고정장치 또는 별도 전용공간 중 하나 이상을 마련해야 하는데, 소규모 업장은 이런 조건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족 단위 외식 비중이 높은 패밀리 레스토랑 특성상 비반려인 고객의 거부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 관계자는 "향후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도입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에서 '퍼푸치노'를 즐기는 강아지./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한편 상대적으로 머무는 시간이 짧고 위생 부담이 덜한 카페 업계는 비교적 적극적이다. 이디야커피는 자사 커피연구소 '이디야커피랩'을 리뉴얼하며 테이크아웃 고객이 반려동물을 잠시 맡길 수 있는 '펫존'을 조성한 바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더북한강R점'과 '구리갈매DT점'을 반려동물 동반 가능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두 매장의 누적 방문객 수는 올해 2월 기준 230만명이다. 올해 1월부터는 반려동물 전용 음료인 '퍼푸치노'를 기존 구매금액 2만원 이상에서 1만원 이상 제공으로 변경해, 반려동물 동반 고객의 퍼푸치노 경험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펫 플렌들리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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