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유통업계도 비상..."K푸드·뷰티 영토확장 우려"

유예림 기자
2026.03.02 15:38

[미·이스라엘, 이란 공격]호르무즈 해협 폐쇄될 경우 해상운임 50~80% 증가 등 경영환경 악화

[테헤란=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음이 들린 이후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2026.02.28. /사진=권성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물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폭등과 원/달러 환율상승 등에 따른 각종 비용 부담 때문이다. 중동 지역으로 수출 영토를 확장하던 K푸드·뷰티 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뷰티 등 유통업체들은 중동 정세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동맥'으로 불리는 곳으로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25%가량을 담당한다. 수입 원유 중 중동산이 70% 정도인데 대부분 이 해협을 통과한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이 생산비 인상으로 이어질지 우려한다. 실제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8.62% 올라 배럴당 72.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은 9.30% 폭등한 배럴당 79.68달러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해협이 폐쇄되면 해상 운임이 50~80%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원달러 환율이 요동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이 4개월 만에 1450원 아래로 내려가며 안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1500원 돌파도 시간문제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원맥, 원당 등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유가와 환율이 원재료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비용 운용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 유가가 오르며 국내 제조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중동 불안이 장기화하면 업계의 가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 등 세계 금융 시장의 불안정이 커지면 유류비가 더 오르고 원가 압박도 심해질 수 있다"며 "상황이 얼마나 길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푸드 중동 수출액/그래픽=김현정

중동에서 수출 전선을 확대하는 K푸드 기업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동의 높은 젊은 인구 비중, 할랄 식품 등 공략할 지점이 많아 미국과 유럽을 잇는 K푸드의 새로운 무대로 진출을 모색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중동 수출액은 4억116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6% 증가해 유망 시장으로 꼽혔다.

K뷰티도 상황이 비슷하다. 사태가 길어지면 신흥 시장인 중동뿐 아니라 유럽 수출까지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류비 증가와 납기 지연은 물론 장기적으론 유럽으로 가는 길까지 막힐 수 있어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면 국내 가격도 오르는 동시에 수출 가격 경쟁력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는 수출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고 무역수지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동에 직접 진출한 법인이나 본사 거점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성장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국내 물류비 압박이나 K푸드·뷰티 확장 자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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