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물가안정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업계 안팎에선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선을 위협하는 등 식품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치솟을 수 있어서다.
스킴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상품·서비스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품질을 낮추거나 서비스 수준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나타내는 걸 의미한다. 정부가 단속을 강화한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크기·개수 등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것)이 용량 축소가 핵심이라면, 스킴플레이션은 품질과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소비자가 알아채기 힘들다.
이 대통령의 물가안정 지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기업들의 고민은 많다. 정부가 예의주시하는 스킴플레이션 오해를 받지 않으면서 수입 원재료값 등 원가 인상 압력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설탕과 밀가루 등 기초 소재 원가상승과 글로벌 물류비 증가에 대비해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 물류 효율화와 판매가 최적화 등을 통한 원가구조 개선으로 가격인상 압박을 버틸 계획이다.
농심은 이번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재와 물류비 등 원가 부담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제조원가와 운송비 변동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대상도 공급망 변동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유가·물류비 상승에 대비해 공급사슬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 강화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미당홀딩스는 국제유가 상승과 물류비 변동성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로선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원재료 원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뚜기는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손익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원가 절감 방안 등 대응책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자재의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라면과 과자, 빵 등 수입 곡물에 의존해 생산하는 식품들은 유가와 환율에 민감하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를 비롯해 지금 전세계 수출 전선을 누비는 식품 기업들이 원가상승 압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격인상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