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상 지키는 든든한 국물 공장...무균실 닮은 460종 '레시피 뱅크' [히든카드M]

차현아 기자
2026.03.15 08:00
[편집자주] 눈만 뜨면 맞닥뜨리는 '의식주'가 산업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차별화된 '라이프(삶과 일상)' 스타일과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관련 기업들도 밀려드는 경쟁의 파고를 넘고 미래 성장을 담보할 '히든카드'를 쥐기 위해 '시그니처' 공간과 상품 등을 쉴 새 없이 내놓고 있다. 머니투데이(M)가 이런 기업들의 드러나지 않은 스토리를 깊숙이 들여다봤다.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관계자가 배합과정 중인 탱크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사진=차현아 기자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은 총 460가지에 달하는 국·탕류 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공장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충북 음성군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연구실에서나 볼 법한 멸균복과 마스크를 꼼꼼히 갖춰 입고 손 소독과 에어샤워를 거쳐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진하고 구수한 고기 육수 냄새가 코 끝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눈 앞에는 거대한 배합탱크들이 줄지어 있었다. 탱크 안에서는 각종 국·탕류와 소스의 베이스가 되는 육수들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중이었다.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은 가정간편식(HMR) 업계에서 '레시피 뱅크'로 불린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국·탕류 제품(SKU)는 154개, 소스류까지 포함하면 460종에 육박한다.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은 1만1447톤이다. 1인분 기준으로 환산하면 3800만명분으로, 매일 약 6만명 꼴의 국물요리가 전국으로 이동한다.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현황, 신세계푸드의 국탕류 제품 매출/그래픽=윤선정

대량 물량을 소화하면서도 갓 끓인 듯한 신선도를 유지하는 비결은 '재고 없는 운영'에 있다. 신세계푸드는 600여종의 원재료를 생산 직전 수급하는 '리얼타임 자재 수급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최상의 상태에서 조리에 투입된 원물은 곧장 제품이 된다. 100% 한우만을 사용해 조미료 없이 진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피코크 백프로곰탕'이 대표적인 산물이다.

깊은 맛을 완성하는 핵심은 '배합 공정'이다. 국물과 소스, 채소 등이 배합탱크에서 일관된 온도와 압력으로 섞인다. 표준화된 제조 기술이 항상 똑같이 맛있는 맛을 보장하는 비결이다. 공장 관계자는 "채소 등 원물은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배합 공정 전에는 가공을 최소화한다"고 부연했다.

음성공장 내 식품안전센터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검사가 진행되는 모습/사진제공=신세계푸드

품질 관리는 '현미경 검사' 수준이다. 품질관리팀은 매 품목 제조 시마다 당도(Brix), 염도, 점도를 정밀 측정해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다음 공정으로 보낸다. 또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당일 생산된 모든 제품 샘플이 공장 내 식품안전센터로 집결한다. 여기서 하루 약 100여개 수준의 원재료와 완제품을 대상으로 6종의 병원성 미생물 등 성분 검출 여부를 확인한다.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제대로 된 식사'를 원하는 프리미엄 수요로 옮겨가고 있다. 임대현 음성공장 지원 파트장은 "집에서 만들기 까다롭고 원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간 프리미엄 HMR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의 국·탕 제품 매출은 지난해 기준 304억원으로 2021년 대비 70% 증가하는 등 증가세다. 2021년 14%였던 자사 브랜드(NB) 제품 제조 비중은 5년 만인 지난해 40%로 뛰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향후 제조 생산능력(CAPA)를 2배 이상 확대하고, 군납·학교 등 공공급식 전담 조직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국탕류 업계 '톱 2'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푸드의 국탕류 중 최근 6개월 기준 인기 제품 순위/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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