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 직격탄...유통업계 "영업이익은 커녕 적자 걱정"

정진우 기자, 유엄식 기자
2026.03.18 09:00
(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케네디센터 이사회 멤버들과 점심 식사 중 연설하고 있다. 2026.3.16 ⓒ AFP=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국내 유통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료 수입 비중과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은 유통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크게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중동지역 긴장 고조와 관련해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에 한 달 정도 연기를 요청했다. 중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전쟁 때문에 나는 여기(미국)에 있고 싶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불안은 더 심해져 생산 원가뿐 아니라 유통 모든 과정에 타격을 준다. 공장 가동을 위한 에너지 비용은 물론 제품 배송에 드는 물류비가 가파르게 오른다. 석유화학 제품인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 가격까지 덩달아 뛰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은 안좋아진다.

또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 수입 원자재 가격은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2월 수입물가지수(2020년=100)는 145.39로 전월(143.74) 대비 1.1%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올랐는데, 중동 사태를 감안하면 3월엔 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주요 유통기업 지난해 실적/그래픽=이지혜

기업들은 고유가와 고환율의 직격탄으로 올해 영업이익률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식품기업 등 유통업계의 영업이익률은 통상 3~5% 수준을 나타내는데, 이번 사태가 더 길어지면 올해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것이란 얘기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 사업의 선전에도 환율상승 등 원가 압박으로 인해 영업이익률 4.9%에 머물렀다. 대상도 소재 사업부문의 원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며 4%대 초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롯데웰푸드는 매출액 4조원 시대를 열었음에도 국제 코코아 가격 폭등과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기업들은 중동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농심 등은 수출 지역 확대화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북미와 동남아, 중동 등 K푸드 수요가 높은 지역의 현지 유통망을 강화해 달러 결제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오뚜기도 수출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일 계획인데, 2027년 말 완공 목표인 미국 내 생산공장 건립과 로컬 유통 입점 확대 등을 추진한다. 대상은 비싼 원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수입선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SSM) 통합 매입으로 확보한 원가 경쟁력을 상품 가격에 재투자해서 수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부산에 준공하는 '제타 스마트센터' 활성화로 온라인 먹거리 수요를 공략하고 대형 프로모션 '통큰데이'를 정례화해서 수익성 증대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구매 계약 시점과 실제 투입 시점의 시차를 고려하면 현재의 고유가와 고환율 충격은 올해 하반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 5% 달성은커녕 적자 전환을 걱정해야 할 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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