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입고 더 힙해졌다…북촌·서촌 'K헤리티지 상권' 부상

하수민 기자
2026.04.09 14:43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2018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82.3%로 나타났다. '2025년도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전년(79.0%) 대비 3.3%p 상승한 82.3%로, 201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호감도가 80%를 넘은 것은 2021년(80.5%) 이후 두 번째이자 4년 만이다./사진=뉴시스

한옥 골목 사이로 패션·뷰티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전통 관광지였던 서울 북촌한옥마을은 외국인 관광객과 'K컬처 체험' 수요가 맞물리며 단순 방문지를 넘어 머무는 소비 상권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 카페와 음식점 중심이던 북촌에는 최근 뉴발란스, 닥터마틴, 마르헨제이 등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향수 브랜드 탬버린즈, 본투스탠드아웃 등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잇따라 들어섰다. 서촌 역시 이솝, 모노하 등 브랜드와 편집숍이 늘어나며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K패션·K뷰티 브랜드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레시피그룹이 전개하는 브랜드 세터는 '세터하우스 북촌'을 새롭게 선보이며 한옥의 전통적 정서 위에 서구적 건축 감각을 더한 공간을 구현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북촌 설화수의 집' 인근에 추가 공간 조성을 추진하며 북촌 내 브랜드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북촌 설화수의 집.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여기에 헬스앤뷰티(H&B) 스토어도 '전통 입히기'에 나섰다. 올리브영은 안국역 인근 매장 외관에 한글이 새겨진 목재 문패와 전통 처마 요소를 적용해 한옥과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이 같은 변화는 K전통문화 체험 콘텐츠 수요 확대와 맞물려 있다. 한복 체험, 전통 공예, 한옥 공간 경험 등 한국 고유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유통 공간 역시 '경험 제공형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촌 일대가 '케데헌(케이팝데몬헌터스) 성지'로 불리며 관광과 소비가 결합된 새로운 상권 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 배경이다.

패션·라이프스타일 매장은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특성상 상권 활성화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북촌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년 새 6.2%에서 1.9%로 크게 낮아졌고 서촌과 광화문 일대 역시 두 자릿수 공실률에서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 안국역점 매장. /사진제공=올리브영.

외국인 소비 확대는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GS25가 종로 일대 점포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외국인 간편결제 매출은 전년 대비 189.5% 급증했다. 바나나우유, 감동란 같은 기존 인기 상품에 더해 그릭요거트, 디저트류, 교통카드 등 '한국 일상 경험형 상품'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CU 역시 같은 기간 종로구 점포 외국인 매출이 60% 이상 증가하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체험' 요소를 강화한 점포도 등장했다. GS25가 인사동에 선보인 특화 매장에서는 AI 기반 퍼스널컬러 진단, 포토 프린팅, 굿즈 쇼핑 등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들도 한국적 요소를 반영한 상품을 선보이며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은 진돗개에서 영감을 받은 한국 한정 트레일화 '진도'를 출시하며 'K러닝' 트렌드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 진도 에디션./사진=살로몬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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