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치어 조합원 숨지고 경찰 부상까지…CU 덮친 '노란봉투법' 쇼크

유엄식 기자, 유예림 기자
2026.04.20 15:19

민노 화물연대, 이달 초부터 거점 물류센터와 간편식 공장 물류 봉쇄
본사와 가맹점 수 십억원대 피해...대용 화물차량 진입에 반발 수위 고조, 사고 이어져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 편의점지부 CU지회 노조원들이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센터 진입을 두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화물차와 집회 참가자 3명이 충돌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6.4.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하청·특수고용 노동자까지 교섭권을 넓힌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국내 양대 편의점 업체인 CU의 지역 거점 물류센터 4곳과 간편식 제조공장이 2주 넘게 막혀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본사와 처우 개선 관련 직접 교섭권을 요구하면서 진출입로를 봉쇄하는 '무력 시위'를 이어가면서다.

급기야 급한 물류를 처리하기 위해 본사가 투입한 용차(특정 기간 또는 건당 영업용 화물차에 물품 운송을 맡긴 임시 물류) 차량에 시위 참여자가 충돌해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경 경남 진주시 정촌면 소재 CU 물류센터 앞에서 2.5t 탑차가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 2명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이 숨졌고, 나머지 1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원들은 지난 7일부터 BGF로지스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 중이었다. 경찰이 용차 이동을 위해 진출입로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차량을 가로막기 위해 앞으로 나서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는 민노 화물연대 편의점지부 CU지회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배송기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달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중이다. 파업 초기엔 화성·안성·나주·진주 등 지역 거점 물류센터 4곳 출입구를 봉쇄한 데 이어 지난 17일부터 충북 진천 BGF푸드 공장까지 출입로를 막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2000여개 가맹점에 물품 공급이 사실상 끊겼고, 푸드 공장에서 생산한 김밥과 도시락 등 간편식은 전량 폐기됐고 공장 가동도 중단됐다.

전국 1만8000여개 CU 가맹점을 대표하는 점주협의회장이 시위 현장을 찾아 차량 출자를 간곡히 호소했지만, 노조는 본사와의 직접 교섭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협의회는 "파업의 자유가 있다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현장 점주들이 감당하는 손실과 혼란에 대해 화물연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CU 물류센터와 간편식 공장 봉쇄 시위 여파로 한 CU 점포 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 간편식 매대가 비어있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본사는 가맹점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 용차 투입, 폐기 간편식 보상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사태 해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BGF로지스 측은 각 물류센터와 운송사, 특수고용노동자인 배송 기사 간 3자 계약 구조여서 계약 사항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는 소상공인인 가맹점주에게 전가되고 있다. 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매장은 하루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BGF로지스는 가맹점에 보낸 안내문에서 "노조의 무단 점거와 조직적 업무방해로 물류 기능이 마비됐다"며 "공권력 행사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경찰은 안전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매뉴얼식 대응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정부가 노란봉투법 적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만약 이번 사태가 노조의 요구대로 마무리되면 이후에도 여러 유통사와 물류사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부와 지방 산하기관이 노조 교섭권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명분 없는 무력 시위는 원리원칙대로 대응해줘야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인사들은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화물연대 CU지회의 파업이 2주 넘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원청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CU 사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발생한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편의점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시위는 격화되고 있다.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사망 사고 발생 이후인 이날 오후 1시30분경 집회 현장에서 노조 측 차량이 방패를 들고 있는 경찰 경력 바리케이드를 친 뒤 센터 정문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20대 경찰 기동대원이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과 노조원들은 현장에서 몸싸움을 벌이면서 대치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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