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코리아(이하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사태가 마케팅 실수 이상의 파장으로 번지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맞물린 부적절한 표현들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기존 이미지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전날 '탱크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행사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되면서 '탱크'라는 표현이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장갑차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책상에 탁' 문구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더해졌다.
스타벅스는 논란 초기 이를 실수로 판단하고 프로모션 명칭을 '탱크텀블러데이'로 수정하고 문구를 '작업중 딱'으로 교체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련 내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고 결국 행사를 취소했다. 누리꾼들은 "우연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공교롭다"는 반응과 함께 안일한 초기 대응에 대해 지적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각종 해석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프로모션 이미지에 별표로 강조된 숫자 '7'과 텀블러 용량(503ml) 등을 특정 정치적 의미와 연결 짓는 해석이 이어졌고 지난달 16일 진행된 미니탱크텀블러 프로모션 역시 4·16 세월호 참사 날짜와 맞물린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다만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반론도 있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분노는 스타벅스를 넘어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 전반을 둘러싼 맥락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 회장이 과거 SNS를 통해 '멸공(滅共)'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사진을 게시하는 등 정치·이념 관련 메시지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점이 이번 논란 확대를 부추겼다.
아울러 기업의 역사·사회 감수성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군사적 이미지와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문구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 제대로 된 검수 없이 내보냈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의 반감을 키웠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정 회장의 정치적 이미지와 연결해 더욱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이마트·SSG닷컴 등 신세계 계열사 전반으로 불매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벅스가 신세계그룹 브랜드 가운데 가장 대중 접점이 강한 회사다 보니 그룹 전체 신뢰도 하락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망하고 분노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세계그룹 리더십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있다 보니 더욱 사건이 민감해졌고 정치권까지 논란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