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긴급 수혈' 홈플러스, 한숨 돌렸지만…"회생엔 턱없이 부족"

'2000억 긴급 수혈' 홈플러스, 한숨 돌렸지만…"회생엔 턱없이 부족"

유엄식 기자, 차현아 기자
2026.07.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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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개 점포 영업 정상화 난망... 회생안 연장 후 전면 영업 재개 어려울 듯
상품 공급 정상화 최우선 과제... 고강도 자구책+MBK 추가 자금 지원 필요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을 이유로 마트 매장 운영을 임시 중단한지 이틀째인 1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가 쇼핑 카트로 막혀 있다. 2026.07.14.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을 이유로 마트 매장 운영을 임시 중단한지 이틀째인 1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가 쇼핑 카트로 막혀 있다. 2026.07.14. [email protected] /사진=황준선

홈플러스가 극적으로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을 조달하게 되면서 '이번주 중 파산'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하지만 남은 67개 점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DIP 2000억원은 '마중물' 수준이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급여 삭감 등 고강도 자구책과 최대주주 MBK의 추가 자금 지원이 이어져야 회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20일 이전에 DIP 2000억원을 조달하면 회생법원이 지난 3일 선고한 회생계획 폐지 결정에 상고할 수 있다. 법원이 이 청구를 인용하면 오는 9월 3일까지 홈플러스 회생안을 이어갈 수 있다.

급한 불은 껐지만 홈플러스에 주어진 시간과 대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우선 지난 13일 긴급 영업 중단한 67개 점포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자금 여력 상 동시 영업 재개는 어렵기 때문이다.

통상 대형마트 매장엔 1만여개 상품군(SKU)이 진열된다. 이런 구색을 갖추고 진열된 상품 외에도 적정 재고량을 갖추려면 점포당 30억~4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67개 점포 중 매출이 높은 핵심 점포부터 단계적으로 영업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마저도 직원들의 '희생'이 담보된 시나리오다. 만약 홈플러스에 들어온 2000억원 중 상당액을 미지급 급여와 퇴직금으로 지급하면 정상 가동 점포 수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홈플러스 급여 체불액은 330억원대로 파악된다. 지난 6월 말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선 퇴직금 미지급액 649억원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했다. 인건비로만 약 1000억원이 일시 소진될 수 있단 의미다.

만약 직원들이 급여 삭감과 지연 지급 등을 수용해 회사 살리기에 동참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매장에 PB(자체 브랜드) 상품 외에 일반 제조사의 상품이 정상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10만 실업대란 외면! 투기자본 MBK 먹튀 용인 이재명 정부 규탄!  7.15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7.15.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10만 실업대란 외면! 투기자본 MBK 먹튀 용인 이재명 정부 규탄! 7.15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7.15. [email protected] /사진=황준선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을 비롯해 유제품, 주류, 스낵류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구비해야 고객이 찾아온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자금난으로 상품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제조사들은 수개월 전부터 주요 제품 공급을 끊었다. 홈플러스 점포 내 주요 매대가 한동안 식기류, 생수 등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채워졌던 이유다.

제조사들은 물품 공급을 위해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0억원을 수혈해도 기존 미납대금을 모두 상환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이상의 자금 공급과 운영사의 지급 보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형 식품사 관계자는 "2000억원 DIP 수혈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납품 재개를 고민할 수준이 아니다"고 했다. 또 다른 식품사 관계자도 "아직 미납금이 해결되지 못한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영업 재개 이후에도 당장 홈플러스 납품 계획은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2000억원의 DIP는 최소한의 조치로 그 이상의 지원과 모멘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한 방송에서 "DIP 2000억원이 들어온다고 반드시 (홈플러스가) 살아나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마중물이 온 것"이라며 "전 국민이 나서서 홈플러스 물건을 팔아주자고 운동해야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은 기간 MBK의 추가 자금 지원과 M&A(인수합병) 추진 성과 등이 홈플러스 회생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MBK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2000억원 DIP 추가 연대보증까지 더하면 김병주 회장과 MBK가 부담하는 재무적 규모는 총 6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대부분 지급 보증 형태로, 김 회장이 사재 출연으로 직접 지원한 금액이 400억원이란 점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온다. M&A의 경우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대규모 추가 투자를 감내할 자금력을 갖춘 중국 업체 외에는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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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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