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0년의 비전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연구와 '웰에이징(Well-Aging)'입니다."
이재환 hy(에치와이)중앙연구소장은 지난 24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회사의 장기 목표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장 건강 중심의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연구를 넘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분석하고 개인 건강관리로 연구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에 공존하는 미생물 생태계를 의미한다. 유산균은 체내 수많은 미생물 중 하나다. 장내 미생물이 피부·근육부터 뇌 건강까지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식품·바이오업계의 차세대 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소장은 "메가 히트 상품이나 균주 하나만으로 시장을 휩쓰는 시대는 끝났다"며 "건강하게 나이드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면역·비만·피부 건강 등 개인에게 필요한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선택해서 섭취하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1976년 설립된 hy 중앙연구소는 국내 최초 식품기업부설연구소다. hy는 한국인에게 적합한 균주를 직접 확보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1995년 국내 최초 한국형 유산균 개발에 성공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hy가 50년간 축적한 유산균 연구의 집약체다.
좋은 균주를 확보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 소장은 "연구원들이 본인 아이들의 분변을 기저귀째 가져오기도 했고 저도 '아기보다 실험이 먼저냐'는 아내의 핀잔을 들었다"며 "대중교통에서 냄새가 날까 봐 노심초사하며 출근했던 에피소드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연구소는 현재 5096종의 '프로바이오틱스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 가운데 △체지방 감소(HY7601+KY1032) △피부 건강(HY7714) △면역 증진(HY7017) 등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잇달아 개발해 장 건강 외에도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확보했다.
hy의 시선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K-푸드가 세계로 뻗어나가듯 해외 진출 기회를 맞이했다. hy는 자체 개발 균주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규식이원료(NDI), s-GRAS 등 글로벌 인증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올해 기능성 원료를 통한 해외 매출은 10억원, 10년 후엔 200억원 이상으로 기대된다.
이 소장은 "해외 건강기능식품 박람회에 참가해보면 한국 기업을 찾는 바이어들이 확실히 늘었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K-푸드가 건강에 대한 진정성과 현지화 전략으로 세계에서 인정받은 것처럼 기능성과 연구 역량을 갖춘 K-프로바이오틱스도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hy의 연구 범위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넘어 프리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로 넓어졌다. 이 소장은 이를 '쓰리바이오틱스(Three-biotics)'라고 이름 붙였다. 장내 살아있는 유익균뿐 아니라 유익균의 먹이와 유익균이 만들어내는 대사산물까지 함께 연구한다는 의미다.
이 소장은 "유산균을 넘어 효모와 아커만시아(Akkermansia) 같은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까지 확보하고 싶다"며 "hy가 가장 잘하는 발효 기술을 접목해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