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포인트 깨워라"…李대통령 발언에 유통업계 '락인효과 하락'

유예림 기자
2026.06.30 16:35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카드결제와 함께 쇼핑, 멤버십의 미사용 포인트를 지역화폐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유통업계가 정책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이커머스 등 자체 포인트를 운영하는 유통기업들은 지역화폐로 전환 시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유통사 포인트를 지역화폐와 연계하는 방안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고객을 자사 플랫폼 등에 머무르게 하는 락인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포인트는 유통사가 고객을 묶는 락인 전략의 핵심수단이다. 잠자고 있다는 이유로 포인트의 외부사용을 허용하게 되면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더 어려워진다.

또 포인트나 멤버십 혜택은 각 기업이 자체 재원으로 운영하는 마케팅 수단인 데다 회계 처리 방식과 정산 구조가 제각각인 점도 고민이다. 지역화페로 전환하거나 외부에서 쓸 수 있도록 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포인트 운영사 간 연동을 통한 정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와 시스템 유지·관리 비용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포인트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데 따른 긍정적 분석도 있다. 지역화폐와 연계할 경우 사용처가 확대돼 포인트 활용도가 높아질 거란 기대다. 사용처가 늘어나면 포인트의 실질적인 가치가 커지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멤버십 이용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지역 상권과 협업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정부, 지자체와 연계한 공동 프로모션이나 추가 적립 행사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미사용 포인트가 사실상 제도 운영 과정에서 '유보 재원' 역할을 해온 만큼 사용률이 높아지면 포인트 정책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실제 유통업계는 정부 권고에 따라 포인트 운영 방식을 조정한 경험이 있다.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포인트 유효기간을 늘리고 소멸 예정 안내를 강화하도록 권고하면서다. 조사에 따르면 유통업 분야에서 소멸되는 포인트는 매년 132억원으로 추산된다. 당시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이커머스 등은 유효기간을 연장했고 사전 고지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유통업계 안팎에선 포인트 운영 방식에 대한 개편이 또 한번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 방향이 구체화하면 기업들도 이에 맞는 대응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별 포인트 운영 방식이나 정산 체계가 달라 실제 제도화까지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카드 결제, 쇼핑, 멤버십 등을 하면 적립되는 포인트가 있다. 이 중에 사용되지 않는 게 많다"며 "몰랐거나 쓸 수 없는 사정이 있어 숨어 있는 포인트가 수십조원에 이른다. 이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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