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산 우유 이달부터 '제로 관세'…FTA 체결 15년만

이병권 기자
2026.07.02 09:43
최근 10년 수입 멸균우유의 연간 수입량/그래픽=윤선정

이달부터 유럽(EU·유럽연합)산 수입 우유의 관세가 철폐된다. 흰 우유 소비 감소로 내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산 우유 공세까지 본격화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EU산 우유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된다. 미국산 우유는 이미 올해 초부터 무관세 수입을 시작했다.

정부는 2011년 EU, 2012년 미국과 각각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당시 평균 36% 수준이던 유제품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왔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각각 2.4%(미국산)와 2.2%(EU산)였던 관세가 사라졌다.

단계적인 관세 철폐로 수입 멸균우유는 국산 흰 우유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넓혀왔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5만740톤(t)으로 10년 새 4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1~5월 수입량은 2만1643톤으로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 연간 수입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 흰 우유 소비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1인당 흰 우유(백색시유) 소비량은 22.9㎏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6년(27㎏)과 비교하면 15%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그동안 26㎏ 안팎을 유지하던 소비량은 지난해 큰 폭으로 줄며 1986년(20.1㎏) 이후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업계의 부담은 낙농가와의 원유쿼터제 등 원유 수급 구조로 인해 더 커질 전망이다. 유업체들은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일정 물량 이상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한다. 소비는 줄어드는데 원유를 계속 사들여야 하다 보니 재고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유업계와 낙농업계는 지난달 30일부터 음용유와 가공유 의무 매입 비중 조정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업계는 소비가 늘고 있는 치즈·분유 등 가공제품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유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낙농업계는 낙농가의 소득과 직결되는 음용유 물량 유지를 요구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업체들은 프리미엄 우유와 단백질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감소하는 흰 우유 수요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소비 감소와 수입산 우유 공세가 동시에 거세지면서 원유쿼터제를 포함한 국내 낙농·유업계의 구조 개편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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