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인데 거액 수임료?…"채무자 부담 더는 도산AI 등 확대해야"

파산 직전인데 거액 수임료?…"채무자 부담 더는 도산AI 등 확대해야"

이혜수 기자, 양윤우 기자, 오석진 기자, 정진솔 기자
2026.07.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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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주가 고공시대 어두운 그늘 '파산' ⑥

[편집자주]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올해 파산 신청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주식시장이 1만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고되다. 파산 급증의 현장을 둘러보고 늘어난 파산 신청을 감당하기 위한 사법부의 제도 개선 방향을 짚는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회생·파산 신청이 급증하자 법원은 AI(인공지능) 신청서 작성 지원·도산사건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도산 절차의 온라인·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채권자 집회 및 의결에 전자투표도 조만간 도입한다. 법률 지식이 부족하거나 대리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자의 제도 접근성을 높이고 도산 절차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예산 확보와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는 최근 정기회의를 열고 도산 절차 전반의 온라인·디지털화 필요성을 논의했다. 사건은 늘고 있지만 법원 인력과 채무자의 비용 부담은 한정돼 있어 절차를 더 빠르고 쉽게 바꿔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주요 과제로는 △AI 기반 도산 신청서 작성 지원 △도산사건 정보의 데이터화 △온라인 채권자집회 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법원은 개인 회생·파산 절차에서 신청자가 채무목록·재산목록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이를 바탕으로 개인 도산 신청서를 기계적으로 작성해주는 AI가 도입되면 채무자들의 변호사 등 선임 비용을 크게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는 채무자가 빚을 탕감받기 위해 변호사·법무사에게 거액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은 개인 회생·파산 신청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리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을 문제로 보고 있다"며 "비용 장벽 때문에 회생 제도의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이를 제거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도산사건 정보의 데이터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로펌 변호사는 "도산사건의 데이터화는 법원의 업무 처리도 편해지고 개인들의 도산 절차 접근성과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 채권자 집회로 출석을 하고 싶지만 시간적·물리적 제약으로 오기 힘든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도산 절차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참여자들이 온라인집회에 기술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발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예산 부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법원 내부 시스템 정비를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며 "AI 개발은 기존 전체 시스템 예산과 별도로 산정해 청구해야 하는데 AI 신청서 작성 지원, 도산 데이터 구축 등을 하나의 큰 사업으로 보고 필요한 예산 규모를 산정하는 단계부터 추진 중"이라고 했다.

온라인 채권자집회의 경우에는 법적 근거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행법상 법정에 직접 '출석'하도록 하는 규정 때문에 온라인 집회가 불가능하다. 채무자회생법 제613조 제2항에 따르면 채무자는 개인회생채권자집회에 '출석'해 개인회생채권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변제 계획에 관해 필요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정한다. '출석'은 현행 판례상 법정에 물리적으로 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는 2021년 민사소송법에 제287조의2를 신설해 일정한 경우 변론준비기일, 심문기일, 변론기일을 비디오 중계장치나 인터넷 화상장치로 열 수 있도록 했다. 도산 절차에서도 온라인 집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채무자회생법에 별도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일본과 독일은 관련 법률 정비를 했고 영국은 온라인이 원칙이고 오프라인은 예외"라며 "한국은 아직 법적 근거 규정이 없어 늦은 편"이라고 했다.

온라인 채권자집회가 가로막혀 중간 단계로 서울회생법원은 채권자 집회 및 의결에 전자투표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마트 법정 내 모든 좌석에 실시간 투표가 가능한 전용 단말기를 설치하고 개인 모바일 기기와의 보안 연동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절차 지연과 수기 집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산 데이터베이스 구축에선 개인정보 보호법 등이 걸림돌이다. 법원 관계자들은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다른 국가기관 및 지자체로부터 도산사건 관련 전산정보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입법적으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조계는 미국은 수십 년 전부터 도산 데이터를 축적해 통계 분석·연구·절차 개선에 활용해왔지만 한국은 아직 체계적 데이터 기반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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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양윤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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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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