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매대에 진열된 상품조차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이 상품 회수에 나서면서 판매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미지급 납품 대금이 41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2주간 점포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일부 매장에서는 진열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게재됐다. 판매가 중단된 품목은 지역 특산물, 한과, 수영복, 여행용 가방(캐리어), 반려동물 용품 등이다.
업계에서는 납품 대금 지급 지연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판매가 중단된 상품은 협력사가 홈플러스에 공급했지만 납품 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물량이다. 협력사들이 납품 대금 회수가 불투명해지자 판매 중단과 함께 상품 회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홈플러스에서 정상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은 PB(자체브랜드) 상품이나 대금 지급이 완료된 상품이다.
홈플러스 직원에게 안내문이 붙은 이유를 묻자 "납품업체에서 상품을 회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도 매장이 많이 비었는데 매대 상품들까지 빠지면 더욱 썰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납품 차질은 온라인 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받았던 하기스 기저귀 전단 행사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온라인에서 3일간 예약을 받은 뒤 지정한 날짜에 배송하는 행사였지만 이 역시 납품 대금 문제의 영향을 받았다.
홈플러스가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납품 대금은 4월 말 기준 약 41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는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에 요청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일부 협력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향후 상품 공급 차질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회생계획안 폐지 이후 2주간의 유예기간 동안 홈플러스의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PB상품 외 브랜드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기본적인 쇼핑 환경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일부 점포는 화장실을 폐쇄했고 단전과 무빙워크 운행 중단 등의 조치도 시행 중이다.
다만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67개 점포 직원들에게 폐점이나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한 별도 공지를 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 측은 회생계획안이 폐지됐지만 법원이 부여한 2주간의 유예기간 동안 운영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여력이 생길 때마다 순서대로 납품 대금을 지급 중이기 때문에 지연된 납품 대금 규모는 유동적"이라며 "오는 17일까지는 회생법원의 관리 아래 영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