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확정된 광주 군 공항 인근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는 등 빠른 조치에 나섰다.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정과 함께 토허구역 지정을 빠르게 검토하며 이상 과열을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개발 예정구역의 부동산 투기 차단은 토지거래허가제도의 본래 취지이기도 하다.
7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청와대가 전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예정지로 광주 군 공항 부지를 선정한 직후 인근 지역의 토허구역 지정 검토에 들어갔다. 토허구역 지정은 법적 검토와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800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반도체 산단 개발 기대감 속에 주변 지역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광주 아파트값은 연초 이후 누적 변동률 -1.57%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하락세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법률상 토허구역은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주택 관련 규제와는 달리 지정시에 정량적인 기준이 없다. 실제 반도체 산단 등 대규모 개발계획이 발표된 직후 투기 방지를 위해 토지거래허가제가 빠르게 적용된 사례도 존재한다.

이번 반도체 산단 예정지 주변 토허구역 검토는 토허제의 원래 취지와도 부합한다. 토허제는 신도시나 도로를 조성 시 인근 토지에 대한 투기를 막기 위해 1978년 국토이용관리법 개정과 함께 도입됐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집값 급등 지역을 대상으로 한 토허구역 지정이 이어지며 토허제가 '집값 잡기' 정책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야기하기도 했다.
학계 관계자는 "원래 토허제는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 개발 시 나대지가 다른 용도로 바뀔 때 그 주변에 투기가 많이 일어나 보상 비용이 과도해지는 것을 막고자 도입된 제도"라며 "이번과 같은 사례가 토허제의 본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토허구역 검토에는 이번 '메가 프로젝트'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산업 인력의 주거지 역할을 하게 될 배후도시 계획이 포함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당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기업이 원하는 기업제안형 주택과 청년이 만족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고 교육·의료·문화가 어우러진 '직주락' 균형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산업기능만을 강조한 기존 산단들과 달리 주거, 교육, 문화, 의료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를 함께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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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앞서 2023년 3월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때도 사실상 부지 발표와 동시에 해당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지정했다. 당시 토허구역 대상지역은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58.46㎢, 이동읍 71.02㎢ 등 총 면적 129.48㎢에 달했다.
다만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인근 지역은 토허구역 지정 이후에도 불법 거래가 다수 발생했다. 인근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토허구역 예외 규정을 교묘히 이용하는 갭투자 행위가 다수 발생했고 위장전입 및 허위 토지이용계획서 제출, 기획부동산 불법 투기 행위, 농업회사법인 명의 악용 등 불법거래 사례도 여럿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