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노"가 일베 표현?…과열된 사상 검증 vs 혐오표현 심각

"무섭노"가 일베 표현?…과열된 사상 검증 vs 혐오표현 심각

이현수 기자
2026.07.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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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논란 키웠다…여론몰이 멈춰야" 비판
"의도하지 않은 혐오 표현도 자제해야" 의견도

걸그룹 멤버 리센느 원이(22·본명 정원이)의 "무섭노" 발언이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식 표현'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사진=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갈무리.
걸그룹 멤버 리센느 원이(22·본명 정원이)의 "무섭노" 발언이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식 표현'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사진=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갈무리.

스타벅스 '탱크데이', 배재고의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 등 혐오 표현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언이 이른바 '일베 논쟁'으로 번지면서 일상적인 언어 표현까지 검열 대상에 오르는 모습이다. 혐오 표현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지만 이를 둘러싼 '사상 검증식 공방'이 과열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 공개된 영상에서 시작됐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멤버 미나미의 일본 고향집을 방문한 콘텐츠에서 제작진이 "무섭노"라고 말하자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이후 해당 표현이 일베에서 쓰이는 표현이라는 주장이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정치권은 말을 얹으며 논란을 키웠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5일 SNS에 '서울사람과 일베와 부산사람의 차이'라는 제목의 표를 공유하며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썼다. 그러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고 한다"고 적으며 받아쳤고,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섭노' 같은 표현은 젊은 층에서 감탄사의 의미로 쓰인다"며 말했다.

SNS상에는 '무섭노' 발언의 일베 표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스레드(Threads) 갈무리.
SNS상에는 '무섭노' 발언의 일베 표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스레드(Threads) 갈무리.

전문가들은 혐오 표현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도 '낙인찍기식' 사상 검증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치권이 추측성 의혹 제기에 나설 경우 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일상 속 언어 검열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기성세대 정치인들이 과거의 이념 대립에 매몰돼 젊은 세대의 일상적인 언어 사용까지 정치적으로 해석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며 "이 같은 공방이 시민들의 일상 속 검열과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추측성 의혹 제기는 온라인상 혐오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정치권은 여론몰이를 멈추고 교육계와 함께 차분히 혐오 표현 문제 해결방안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개인의 표현 하나하나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저격하는 것은 시민 사회의 성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되레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배재고 사태 등 혐오 표현 논란이 잇따르는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일상적인 발언에 대한 논란을 과도하게 키운 측면은 있다"면서도 "우리 사회의 혐오 표현 문제가 심각한 만큼 혐오 표현과 표현의 자유를 구분하려는 논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상대방을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며 "의도가 없더라도 혐오 의미가 담긴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문화적·제도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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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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