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지방으로 분산되면서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지방 관광지에서 편의점과 뷰티 매장,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소비가 빠르게 늘자 결제 혜택을 확대하고 지역 맞춤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관광객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소비 증가는 지방 점포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GS25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결제수단(알리페이·위챗페이) 매출은 부산 연제구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배, 대구 남구는 약 9배, 강원 삼척은 약 6배 증가했다.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강원 속초도 3배 안팎 늘었고, 경북 경주와 제주 서귀포 역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크루즈 관광객이 찾은 지역에서는 소비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1500여명이 처음 입항한 충남 서산에서는 GS25 외국인 매출이 7배 이상 늘었고, 세븐일레븐의 중국인 매출은 96배 급증했다. 올리브영 서산 지역 외국인 매출도 약 2.5배 증가했다. 제주에서도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머문 기간 GS25의 중국인 매출은 45.9%, 세븐일레븐은 19%, 서귀포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은 약 2배 늘며 생활밀착형 유통채널 전반으로 소비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백화점에서도 지방 점포의 외국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롯데몰 동부산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약 2.5배, 약 2.7배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약 3.3배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서울 주요 상권에 머물지 않고 지방 핵심 상권으로 확산하는 흐름이 백화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방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김해·제주·대구·청주·양양 등 5개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객은 157만명으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해 수도권 공항 증가율(17%)을 크게 웃돌았다. 국제노선 확대와 크루즈 기항지 다변화로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범위도 지방 주요 도시로 넓어지고 있다.
여행 플랫폼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외국인 여행객의 국내 기차 예약은 지난해보다 2.6배 늘었다. 특히 서울~대전 노선은 약 19배, 서울~전주는 약 11배, 서울~강릉은 5배 이상, 서울~경주는 4배 증가했다. 트립닷컴은 이러한 수요에 맞춰 가평 쁘띠프랑스·이탈리아마을, 춘천 남이섬, 제주 등 지역 관광지와 협업 상품을 확대하고 부산시와 경북도, 충북·충남 등 지방자치단체와 관광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변화하는 관광 동선에 맞춰 외국인 고객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중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위챗페이 이용 고객에게 전국 점포에서 환율 우대 10% 혜택을 제공하고 유니온페이는 부산 해운대·수영구, 경주, 제주 등 관광 거점 2000여 개 점포에서 15% 즉시 할인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백화점업계도 AI 통역 서비스와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고 중국 플랫폼 입점, 국가별 맞춤형 프로모션 등을 강화하며 외국인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