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장 보실 분" 6명 모였더니 우삼겹이 반값…'소분 모임' 뜬다

유예림 기자
2026.08.03 15:42
/사진=중고거래 커뮤니티 당근 갈무리

#. 직장인 A씨(34)는 올해 초 중고거래 커뮤니티 당근에서 '트레이더스에서 같이 장 보실 분 구합니다'라는 글을 본 뒤 '소분 모임'에 가입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5~6명이 모여 육류와 냉동식품, 빵 등 대용량 상품을 구매한 뒤 필요한 만큼 나눠 갖는 모임이다. 혼자서는 한번에 구매하기 어려운 대용량 상품을 필요한 만큼만 가져갈 수 있어 한달에 1번씩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창고형 할인마트에서 대용량 상품을 함께 구매해 나누는 소분 모임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대용량일수록 가격 경쟁력이 높은 창고형 할인마트의 장점을 활용해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페, 당근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대용량 마트 식자재 소분 모임', '트레이더스·코스트코 소분해요'라는 제목으로 참여자를 모집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소분 모임이 활발하다. 창고형 할인마트는 대용량을 판매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혼자 쓰기에는 양이 많아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소분 모임을 통해 1인당 구매 비용을 줄이고 음식물 폐기와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격 경쟁력은 소분 소비를 확산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테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냉동 우삼겹 가격은 3.3kg에 4만7980원으로 1kg당 가격은 약 1만4500원 수준이다. 반면 일반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냉동 우삼겹은 1kg당 1만원 후반~2만원 중반이다. 500g 내외 소포장 상품도 1만5000원 안팎인 경우가 많다. 500g만 필요한 1~2인 가구 입장에선 소분 모임으로 일반 마트 소포장 상품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창고형 할인마트에서 소분 모임하면 얼마나 아낄까/그래픽=김현정

창고형 할인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표 업체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소분 모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창고형 할인마트 이용 및 소분 모임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소분 모임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53.8%, 향후 이용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9.6%로 집계됐다. 참여하고 싶은 이유(복수응답)로는 '필요한 양만 구매할 수 있어서'가 5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격 부담이 줄어서' 50%, '대용량 제품을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어서' 44.2%, '버리는 양을 줄일 수 있어서' 40.4%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창고형 할인마트에 소분 기능이 도입되길 바라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창고형 할인마트에 바라는 점으로 46.3%가 '매장 내 소분·소포장 전용 공간', 36.5%가 '직원이 즉석에서 제품을 소분해 주는 서비스'를 꼽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창고형 할인마트가 대가족이나 자영업자 중심의 채널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1~2인 가구도 공동 구매나 소분을 통해 부담 없이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창고형 할인마트 이용 방식도 '대량 구매'에서 '함께 사고 나눠 쓰는 소비'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