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기는 옛말, 이젠 '조립'이다···MZ의 '레고형' 소비법

하수민 기자
2026.08.07 07:00
CJ온스타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레고트(LEGODT) 제품. /사진제공=레고트

"같은 텀블러라도 조합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나서 한번 만들면 계속 쓰게 되더라고요."

대학생 김희원씨(24)는 최근 구입한 조립형 텀블러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완제품을 고르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색상과 구성을 직접 선택하는 과정이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스티커를 붙이고 키링을 다는 '꾸미기'를 넘어 이제는 제품을 직접 조립하고 완성하는 '레고형' 소비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완제품에 개성을 얹는 방식에서 나아가 제품의 구성 요소 자체를 소비자가 선택하는 '조립형 커스터마이징'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7일 CJ온스타일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레고트(LEGODT)는 '조립식 텀꾸'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 6월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약 45% 증가했다. 성장을 이끈 신제품 '레고트 루프 텀블러 모듈'은 바디와 리드(뚜껑) 손잡이 슬리브 등 28개 파츠를 조합해 자신만의 텀블러를 완성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완제품을 고르던 기존 방식과 달리 파츠 하나하나를 직접 고르는 과정 자체가 소비 경험이 됐다는 평가다.

이런 흐름은 다른 카테고리로도 번지고 있다. 기계식 키보드에서는 키캡을 원하는 대로 조합해 자신만의 키보드를 완성하는 '키꾸(키보드 꾸미기)'가 대표적이다. CJ온스타일이 지난 7월20일부터 31일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키캡' 키워드 상품군 매출은 전년대비 약 320% 성장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모듈형 가방 브랜드 '쿄(KYO)'가 등장해 몸체와 스트랩 참(charm) 장식을 조합한 3만 가지 이상의 스타일을 선보이며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진=KYO 인스타그램.

폰케이스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는 색상과 소재 그립감 옵션을 소비자가 직접 골라 조합하는 '커스텀 빌더'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MZ세대 사이 대표적인 케이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모듈형 가방 브랜드 '쿄(KYO)'가 등장해 몸체와 스트랩 참(charm) 장식을 조합한 3만가지 이상의 스타일을 선보이며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미국의 여행·카메라 가방 브랜드 피크디자인(Peak Design)은 지난 3월 메인 백팩과 데이백을 분리·결합해 쓸 수 있는 모듈형 '트래블 백팩 2-in-1'을 공개했다. 하나로 합치면 40L 넘는 용량으로 쓸 수 있고 둘로 나누면 각각 독립된 가방이 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소비자가 제품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커스터마이징 소비'의 확산으로 보고 있다. 완성된 제품을 산 뒤 꾸미던 방식에서 나아가 처음부터 취향에 맞춰 제품을 완성하는 경험 자체가 중요한 소비 가치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레고트 관계자는 "모듈형 텀블러는 소비자가 원하는 구성으로 직접 조합하며 자신만의 제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새로운 커스터마이징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