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당 쌀 소비량(연간)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간편식(HMR) 브랜드 '햇반'을 앞세운 CJ제일제당이 국산 쌀 구매를 대폭 늘리며 쌀 소비 진작과 지역 농가 상생을 이끌고 있다.
13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3.9kg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4%(1.9kg) 줄었다. 1962년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수치이자 41년 연속 감소세다. 30여년 전인 1995년(106.5kg)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도 147.7g으로 전년 대비 3.4%(5.2g) 감소했다.
이처럼 가구 내 직접 쌀 소비는 급감하는 분위기다. 반면 식료품과 음료 등 원료로 쓰이는 가공용 쌀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즉석밥 제조업계의 쌀 구매 확대가 쌀 소비 절벽을 막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햇반과 햇반컵반 생산 등에 사용할 국산 쌀 구매량을 대략 6만~7만톤 규모로 책정했다. 햇반을 처음 출시한 1996년 이후 국산 쌀 구매량은 빠르게 늘었다. 2001년 800톤에서 2015년 2만여톤으로 25배 늘었고, 2020년엔 4만6000여톤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엔 6만5000여톤을 구매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국내 '식사용 조리식품'과 '도시락류' 제조에 쓰인 전체 쌀(15만2800톤)의 42%가 넘는 비중이다. 밥을 직접 지어먹지 않는 '쌀 이탈자'를 가공식품을 통해 국산 쌀 소비자로 유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햇반은 상품밥 1위 브랜드답게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종의 쌀을 가장 많이 수매하고 있다. 출시 후 지난해 기준 햇반 누적 판매량은 68억개에 달한다.
농촌 경제와의 상생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 충남 아산, 충북 진천, 전북 익산 등 전국 14개 지역 2500여 농가와 계약 재배를 맺고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있다. 유명 쌀 생산지 브랜드를 햇반 제품으로 상품화하는 지역 알리기 활동도 펼치고 있다.
아산시와 협력 모델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아산시 선장면과 도고면 일대 계약재배 농가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5년산부턴 햇반 전용 품종인 '동행'을 본격 도입해 1111ha(약 1만톤) 규모로 계약재배를 했다. 2026년산은 1420ha(약 1만2000톤) 규모까지 늘리고 있다.
아산시에 구축한 '햇반 전용 종합미곡처리장(RPC)'은 대표적인 기업·지자체·농가 상생 모델로 꼽힌다. 부지면적 1만8000㎡(약 5500평) 규모로 벼 건조, 저장, 현미가공, 도정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CJ제일제당이 설비를 지원하고 충남도와 아산시가 설립 비용을 보탰으며 운영은 선도농협이 맡았다. 이를 통해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CJ제일제당은 고품질 쌀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HMR 확산 트렌드 속에서 햇반을 중심으로 한 쌀 가공품이 국산 쌀 소비 진작과 농가 상생에 기여하고 있다"며 "계약재배 물량을 지속해서 늘려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 성장을 이끌고 K푸드의 근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