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간판 뭐야?" 읽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단골'...해외서 날개 단 뚜레쥬르

로스앤젤레스(미국)=유예림 기자, 울란바타르(몽골)=유엄식 기자
입력 2026.11.04 12:00 수정 2026.11.04 12:11

[2026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 CJ푸드빌

[편집자주] K브랜드 제품이 전 세계인의 일상을 파고 들었다. 우리 소비재 기업의 목표는 수출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현지 거점에 공장을 짓고, 혁신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특화 제품을 선보인다. 현지화 노력도 병행한다. 모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다. 해외 진출(K브랜드 1.0)을 통해 사업을 확장(K브랜드 2.0)하고, 이제 현지 생태계와 결합 단계로 진입한 'K브랜드 3.0'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격전지에서 치열한 생존 전략을 펼치는 우리 기업들의 활약상을 짚어본다.
미국서 커지는 뚜레쥬르…매출·매장 동반성장/그래픽=이지혜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라하브라의 뚜레쥬르 매장에서 만난 알렉사 메히아씨. 그는 지난해부터 뚜레쥬르의 단골이 됐다./사진=유예림 기자

"처음에는 '뚜레쥬르' 이름도 어떻게 읽는지 몰랐어요. 근데 한번 먹어보니 마음에 들어서 이제 매일매일 와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라하브라의 뚜레쥬르 매장에서 빵을 고르던 알렉사 메히아씨는 단골이 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인근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직장과 가까운 곳에 뚜레쥬르가 있어 호기심에 처음 방문했다. 그는 "다른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빵은 종류가 적고 좋아하는게 없다"며 "뚜레쥬르는 단팥빵과 갈릭크림치즈 마늘빵이 맛있어서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라하브라의 뚜레쥬르 매장./사진=유예림 기자

진열대에는 핑크퐁 캐릭터 케이크를 비롯해 단팥빵, 고로케, 꽈배기, 마늘빵 등 한국에서 익숙한 메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옆에는 크루아상과 대니쉬, 샌드위치 등 현지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품들이 놓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매장 안은 손님들로 활기를 띠었다.

같은 날 방문한 세리토스점에서도 비슷했다.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직장인,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와 아이, 운동복 차림의 청년들이 빵과 커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출발한 베이커리 브랜드가 빵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에서 일상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2004년 국내 베이커리업계에서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한 뒤 2020년대 들어 급성장했다. 미국 법인 매출은 2021년 510억원에서 2023년 1054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더니 2024년 1373억원, 지난해 1946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장 수는 2021년 72개에서 2023년 108개, 지난해 190개로 늘었고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207개를 기록 중이다.

매장 확대에 발맞춰 현지 생산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즈빌 지역에 약 9만㎡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해 가동을 시작했다.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냉동 생지와 케이크 등을 연간 1억개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몽골 뚜레쥬르 글로벌파크점 매장 내에 비치된 좌석에 방문한 고객들이 차와 베이커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CJ푸드빌

몽골 '1등 베이커리' 굳히기...2030년까지 점포 수 60개로 확장

지구 반대편 몽골에서도 뚜레쥬르의 인기가 확인된다. 지난달 28일 찾은 몽골 뚜레쥬르 글로벌파크점은 국내 스타벅스 매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100평 규모의 매장에 설치된 70여개 좌석에선 브런치를 즐기면서 담소를 나누고, 노트북을 펼쳐 업무를 보거나 공부하는 현지인이 많았다. 겨울철 영하 30~40도 강추위와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체류형 공간'이 절실한 울란바타르에서 뚜레쥬르는 가장 세련된 프리미엄 브랜드다.

매장에서 만난 엔크존(33) 씨는 "일주일에 2~3회 오는데 브런치와 빵, 케이크를 아메리카노나 레몬에이드와 곁들여 먹는 걸 좋아한다"며 "매장 분위기가 좋고 편안해서 방문하면 1시간 이상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샐러드를 고른 어드막(41) 씨는 "뚜레쥬르는 이곳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란 인식이 있고, 위생적이라 믿을 수 있다"며 "케이크류도 다른 곳보다 종류가 많고 맛도 좋다"고 말했다.

몽골은 인구가 적고 인프라가 열악해 외식업의 불모지로 여겨진다. 하지만 뚜레쥬르는 K베이커리 품질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키워냈다. 몽골은 뚜레쥬르가 진출한 10개국 중 미국에 이어 점포당 매출 2위를 기록하는 국가다.

몽골 뚜레쥬르의 성장은 현지 파트너사와 CJ푸드빌 간의 각별한 신뢰 관계에서 시작됐다. 아리운밧(Ariunbat) 아티산 LLC 회장은 2016년 10월 울란바타르에 1호점을 연 뒤 핵심 상권과 랜드마크 중심으로 점포를 늘렸다. 그는 5년 전 한국 본사에 한국인 전문 경영인을 보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한국식 매장운영과 품질관리를 흡수하려 했다. 대부분의 파트너사가 경영권을 독점하려는 것과 다른 파격 행보였다.

몽골 뜌레쥬르 글로벌파크점 내 케이크 및 베이커리 매대. /사진=유엄식 기자

그 결과 2024년 부임한 김재영 몽골 법인 대표(COO)는 2년 만에 현지 매장 수를 19개에서 28개로 늘렸고, 점포당 매출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현지에 부족한 외식·휴식 공간을 겨냥한 50평 이상 대형 매장 중심 운영 전략을 펼쳤고, 전 세계 매장 중 유일한 '브런치 메뉴'를 도입한 게 주효했다.

뚜레쥬르는 몽골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 랜드마크 시설에서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1순위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몽골 2도시 다르항에 매장을 열었고, 올해 7월엔 울란바타르에서 1400km 떨어진 서북부 도시 울란곰에도 신규 매장을 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의 몽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재 울란바토르 내 2개로 나누어진 생산 공장을 하나로 통합해 최첨단 통합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매년 3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오픈해 2036년까지 몽골 내 60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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