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래소의 상장 목표 공개, 좋은 결과 내려면…

유다정 기자
2015.02.08 15:13

한국거래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장 목표를 공개했다. 코스피 20개, 코스닥 100개, 코넥스 50개, 총 170개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지난해초부터 상장 목표를 발표해 연초 정례 행사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거래소가 지난해초에 발표한 상장 목표치는 코스피 30개, 코스닥 70개, 코넥스 100개 등 총 200개였다. 실제 신규 상장한 기업은 코스피 7개, 코스닥 68개, 코넥스 34개로 총 109개로 집계됐다. 전체 목표 달성률은 54.5%. 올해는 지난해 목표치의 절반도 못 채운 코스피와 코넥스시장은 낮췄고 지난해 거의 목표치에 도달한 코스닥은 대폭 늘렸다.

거래소가 상장을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긴 하겠지만 올해도 100%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난해 상장기업수는 68개였지만 다른 기업과 합병을 목표로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면 42개였다. 스팩을 제외하면 올해 코스닥시장에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량 많은 기업이 상장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코스피시장도 지난해 상장기업수 7개에 비해 거의 3배에 달하는 목표를 세웠다.

신규로 시장에 올라오는 기업이 많아야 시장에 활력이 도는 것은 사실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상장을 독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IPO가 항상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란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업황과 실적, 대주주의 의지 등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주변 여건에 따라 연초 계획과 연말 실제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거래소가 IPO 목표치를 공개하긴 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상장을 밀어붙이는 상황이 일어나선 안된다는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거래소 상장심사 관계자도 “상장을 늘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지 상장 목표치에 얽매여서 본연의 심사 의무를 소홀히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목표치를 못 채웠다고 특별히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무리수를 둘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거래소가 대폭 높아진 목표치를 공개한 만큼 목표 달성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엉뚱한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비판보다 목표 공개에 따른 적당한 긴장감으로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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