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에도 인터넷 강의와 화상회의를 적지 않게 경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줌’ ‘스카이프’ 등을 활용한 인터넷 강의와 화상회의를 접하는 느낌은 코로나19 전과 다르다. 코로나19 이전 인터넷 강연은 일회성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생산이 목적이었고 화상회의는 해외 혹은 원거리에 위치한 업무 파트너들과 긴급하거나 정기적인 회의를 위해 연구실이나 회의실에서 앉아 커뮤니케이션하는 수단이었다. 비대면이란 꼬리표도 없었고, 정확히는 예산절감 차원 용도가 필자가 일한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인터넷 강의와 화상회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여러 번 경험했음에도 필자에겐 여전히 친숙해지지 않고 낯설기만 하다. 아마도 가장 커다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재택근무 확산이다.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분들도 있지만 장소가 자택뿐만 아니라 카페, 기차, 고속버스 등으로 다양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듯 비대면 환경에서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경우 가끔 정신 없을 때도 있다. 커뮤니케이션 위치와 환경에 따라 음성과 화상을 모두 이용하시는 분, 음성만을 이용해 본인의 화상 영역은 검은창으로 표시되는 분, 텍스트만 이용하시는 분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동시에 접하며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인터넷 강국이란 우리나라에서 가끔 네트워크 문제로 커뮤니케이션이 끊겨 손쓸 수 없는 상황에 부딪치기도 한다.
생활방식도 코로나19로 변화했다. 온라인 쇼핑과 배송이 급증했고 회사나 학교 같은 전용공간의 경계도 무너졌다. 집은 더이상 휴식의 공간이 아니라 업무와 학습, 홈트레이닝 등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혹은 해야만 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업무와 학습,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선택된 기술들이 전달하는 이용자 경험들이다. 필자와 같은 기성세대에겐 뉴노멀일 수 있지만 온라인 개학과 인터넷 강의로 학교 생활을 시작한 학생들, 특히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1학년들에게는 노멀일 수도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적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추진한다고 한다. 추진방향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 3가지며 목적은 디지털 기반 일자리 창출과 혁신의 가속이 목적이다. 디지털 혹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요소는 인프라, 기술, 서비스라는 점은 맞다.
하지만 목적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빠졌다. 그동안 많은 연구·개발 정책의 구조는 매우 유사하다. 어떤 기술개발에 얼마를 투자하면 언제까지 몇 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구태의연한 논리적 흐름의 반복이었다. 성공 여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를 벗어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 설계에 집중하자. 정부가 플레이어가 되지 말고 해당 산업을 꽃 피울 수 있는 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혁신을 위한 기술개발과 수혜자는 사람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의미있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성패는 경험의 트랜스포메이션(experience transformation)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