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모빌리티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자동차 매출은 급감했고 택시와 대중교통 이용자도 줄었다. 대신 자가용 이용이 증가하면서 도로 정체가 심해졌다. 반면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도 확산하고 무엇보다 해외에서는 자율주행 딜리버리로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모빌리티산업의 가장 커다란 2가지 변화다.
최근 대표적인 퍼스널 모빌리티는 바로 전동킥보드다. 보수적이던 영국과 미국 뉴욕주는 최근 공유 전동킥보드를 허용했다. 단순한 허용이 아니라 자전거도로 폭 확대, 물리적 장벽 설치 등 사용자의 안전도 함께 고민한다. 독일, 뉴질랜드 등 다른 국가들도 자전거도로 확충을 계획하거나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을 허가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5월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말부터는 전동킥보드가 자전거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2018년 기준 전국 자전거도로 총연장은 2만3000㎞로 2009년 대비 102%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자전거도로 가운데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가 76%다. 새로운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등장을 고려하지 않고 연장확대에 정책의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중국 네오릭스, 미국 뉴로 등 다양한 해외 기업은 자율주행 배송로봇을 활용해 방제와 의료시설에 음식이나 용품 등을 배송한다. 우리나라에서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간단한 음식물 등을 배송하는 라스트마일용 소형로봇은 아니다. 자율주행 레벨4 수준으로 공공도로를 주행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목적차량(Purpose-Built Vehicle)들이다. 뉴로의 R2는 최고 주행속도가 시속 40㎞, 최대 적재량은 190㎏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에서 특수목적 자율주행 배송로봇들이 등장했을 때 국내에서도 유사한 기술과 서비스 사례가 언론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들을 소개하거나 상용화하면 ‘국내에서도 유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혹은 ‘상용화 단계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사들이 어김없이 언론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혁신의 현기증’이다. 하지만 특수목적 자율주행 배송로봇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국내에서는 눈에 띄는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기사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기술격차가 그 이유다.
위기는 신산업 창출을 위한 기회일 수도 있다. 신산업이 국내 시장만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2018년 11월 자율주행차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을 발표했고,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 예비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드론 수소차·전기차 등에 대한 규제혁파 로드맵도 발표해 주요 모빌리티 디바이스들에 대한 규제해소 의지를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과 로드맵들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퍼스널 모빌리티도 마찬가지다. 전동킥보드뿐만 아니라 앞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등장과 코로나19로 확산하는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자전거도로 정책도 새로운 고민도 함께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