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은 지겨울 정도로 계속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며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한다. 헌법에선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영장을 발부하는 영장청구권이 검사에게만 주어진다.
반면 검찰청법에선 '검사가 검찰사무에 관해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라야' 하고 직무승계권과 이전권을 최종적으로 검찰총장에게 귀속시키는 검사동일체 원칙을 이룬다. 이로써 검사의 단독관청으로서의 지위와 조화가 이뤄진다.
하지만 검찰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정치적 고려에 따라 편향적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기에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위한 검찰개혁 주장이 계속됐다. 노태우 정부에서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김영삼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파견근무 폐지 △김대중 정부는 특별검사제도 최초 시행 △노무현 정부에선 검사동일체 원칙 제명 삭제, 검사의 이의제기권 행사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대통령 임기 중에도 그의 아들, 친형제들이 검찰수사로 재판을 받았고 '국민검사'도 등장해 대법관이 된 적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선공약 1호로 검찰을 개혁해야한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초기에 검찰이 '국정농단사건', '사법적폐사건' 등 큰 성과를 거둬 부패범죄와 같은 특수수사 대부분을 검사에게 맡기는 대신 송치 전 수사지휘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개혁의 핵심이었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조국 사태를 시작으로 울산시장 선거개입사건 등 권력형 범죄 수사가 진행되자 문 정부 검찰개혁 방향은 완전히 뒤틀어졌다.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남발하고 무지막지한 인사로 수사를 방해하기까지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돼 검찰의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의 상당 부분을 빼앗고 급기야 중대범죄수사청을 설립해 제한적으로 검찰 수사가 가능한 중요 6대 범죄수사권까지 완전히 빼앗으려고 했다.
이 상황에서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수사 착수가 가능한 희한한 검찰직제 개편도 이뤄졌다. 처음엔 전국 25개 지청이 수사하기 전 법무부장관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고 했다가 검찰 내부 반발로 철회됐다. 장관은 말할 것도 없이 수사 착수 때부터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한 건 사실상 수사 개시를 막는 것과 같다.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사전에 막는 것도 가능해져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결과를 낳는다. 장관의 승인 조항은 타협안으로 제시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검찰 직제개편을 구실삼아 진행 중인 권력형 범죄 수사팀까지 한꺼번에 물갈이를 할 수 있었다. 윤석열 전 총장 시기 검찰총장이 아닌 고등검찰청장이 검사들의 수사 지휘를 맡도록 하는 주장도 있었기에 일관성도 보이지 않는다.
진정한 검찰개혁은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합리적 검찰인사와 검사가 공정하고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고 막아버리는 건 검찰말살이며 최악의 범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