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상자산 과세, 다른 금융상품과 형평성 고려해야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2022.02.22 04:50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재화, 서비스, 자산 등을 디지털화해 새로운 경제적 실체, 즉 가상자산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가상자산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은 지난해 8000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로 거래됐다. 우리나라의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연간 거래금액은 약 4750조원, 하루 평균 거래액이 12조9400억원 규모로 알려진다.

가상자산이 높은 변동성에 따른 경제적 차익으로 이어지면서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조세원칙의 실현, 유사 자산과의 과세상의 형평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가상자산 과세의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울러 가상자산을 이용한 조세회피 방지와 투기적 과열의 교정이라는 측면에서도 과세 필요성이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이자, 사업, 양도 등 소득의 원천을 구분해 세법에 열거된 소득만 과세대상으로 삼는 소득세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등 새로운 소득이 존재할 경우 소득의 원천 및 종류를 구분해 세법상 소득으로 규정한 뒤 과세할 수 있다. 우선 가상자산에서 파생되는 소득의 원천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국제적 동향은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가상자산 양도에 따른 이익을 자본이득으로 보고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2019년 말 국세청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코리아 외국인 회원의 가상자산 원화 출금액 전체를 기타소득으로 판단하고 빗썸코리아를 원천징수 의무자로 판단, 원천징수 미납분 약 803억원을 과세했다. 당시 과세는 가상자산에 대한 최초의 과세 사례였지만 과세근거 등 법적 논란에 휘말리면서 조세심판원에서 2년 가까이 결정이 보류된 상태다.

정부는 올해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로 결정했다가 지난해 11월 여론에 밀려 과세시기를 1년 유예했다. 내년 1월부터는 기본공제금액 250만원이 넘는 가상자산 양도소득의 20%(지방소득세 포함 22%)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의 기타소득 과세방안은 현행 세법 체계에서 징수 자체가 편리하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자산 성격의 가상자산을 일시적ㆍ우발적 성격의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소득의 법적 성격이 일치하지 않고 주식 등 유사자산과의 과세상 일관성 및 형평성이 저해된다는 단점이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균형 있는 과세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의 자산성을 인정하는 국제적 추세 및 주식양도차익 과세제도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내년부터 과세되는 금융투자소득 내 주식 등에 대한 기본공제금액이 5000만원에 달하고 결손금 이월공제도 5년 허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소득에 대한 기본공제금액 250만원과 결손금 이월공제 미허용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과세상 불리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가상자산을 제도권 내 금융상품으로 인정하고 유사자산간 과세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상자산 과세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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