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만화계의 거장 허영만 화백이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새벽 작업을 이어가는 창작 철학을 공개했다.
1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37회에는 한국 만화계의 대부 허영만 화백이 출연해 솔직한 입담을 뽐냈다.
이날 유재석은 허영만에게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만화 연재를 시작한 이유를 물었다.
허영만은 "허영만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만화를 연재하면 나 자신도 구린내가 난다. 세월을 먹었다는 뜻"이라며 "그걸 벗어나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만화 사이트는 인기가 없으면 잘리는데 인스타그램은 안 잘린다. 그런 위협을 느끼지 않아 좋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작업에 대한 솔직한 고충도 털어놨다.
허영만은 "디지털로 넘어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려놓고 잘못해서 지워지기도 한다. 꼭 적응하고 싶지는 않은 분야다. 나는 아날로그로 남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영만의 철저한 작업 루틴도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이 "40년간 새벽 5시부터 만화를 그렸다고 들었다"고 하자 허영만은 "처음엔 4시부터 그렸다. 새벽에는 전화 오는 데가 없어서 오전 내내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영만은 "인스타그램 연재를 시작하니 나 혼자 전쟁"이라며 "눈 뜨면 차 한 잔 들고 책상에 앉는다. 난 그게 너무 잘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유재석이 "다양한 소재들은 어디서 찾으시는 지 궁금하다"고 묻자 허영만은 "창작하는 사람들은 소재에 대한 갈증이 있다"며 "평소에 수집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노트에도 생각나는 대로 적어놔야 한다. 그런 노력 끝에 작품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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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은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 기존 웹툰 작가들과 맞서면 안 된다"며 "한창 잘나갈 때 잡지 신세대 작가들이 등장했을 때도 살아남기 위해 1년 동안 수련했다"고 밝혔다.

당시 허영만은 신세대 작가들에게 없는 자신만의 연출 능력을 발휘했고 까다로운 취재를 통해 작품을 만들어냈다.
허영만의 대표작 '식객' 역시 치열한 취재 끝에 탄생했다.
허영만은 "음식 만화를 시작하려고 보니 상상력만으로는 안 됐다. 취재가 필요했다. '식객'은 취재만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작 '타짜'의 비화도 공개했다.
허영만은 "어느 날 출판사 사장이 노름 만화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며 "당시 화투는 일종의 사교 행위였다. 누가 소주를 한 짝 들고 와서 '화투 그만 치고 술이나 마시자'고 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타짜'의 모티브가 됐다"고 밝혀 흥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