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농업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위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함께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갈수록 높아져 농업을 스마트화, 디지털화하기 위한 전 세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래 농업의 핵심은 '데이터'다. 농부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하던 기존 농업에서 벗어나, 농업에 관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더욱 정교하게 분석·예측·관리하는 것이다.
작물이 자라는 환경과 생육상황에 대한 숫자, 이미지 정보를 데이터화해 분석하면 미세한 병충해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최적의 재배 환경을 진단하여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비, 방제 등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인력·농자재의 투입은 최소화될 것이다.
정밀한 수급 예측도 가능해질 것이다. 양파, 마늘 등이 재배되는 노지에 센서를 설치해 기상, 토양, 생육 정보를 데이터화 하면 작황에 대한 사전분석이 가능하다. 소매점의 판매데이터와 식자재 구매 데이터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농산물의 시기별·품목별 구매량도 예측할 수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농업은 생산부터 유통·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에 유망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다. 실제로 가축 생체데이터를 분석해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자체 브랜드의 축산물을 판매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분석 등 연관 산업이 지속 성장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정부는 농업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축산물 이력데이터 등 주요 데이터를 공개해 활용토록 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우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생산을 위해 센서 규격, 수집 방법 등을 표준화하고,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중심으로 표준화된 데이터의 수집을 확대할 계획이다. 드론으로 농경지를 촬영하고 분석하는 기술 등 농업 데이터 관련 연구와 개발도 지원한다. 소매, 가공, 급식 등 주요경로에 대한 구매 데이터도 조사, 분석할 계획이다.
또 데이터의 개방·공유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농업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민간이 보유한 데이터와 함께 기상·토양·유통 등 다양한 공공데이터가 한 곳에서 공유돼 연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기술은 현재 중앙아시아, 중동을 중심으로 수출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 이후 1720만달러 규모의 스마트팜 수출 계약이 체결됐고, 중동 주요매체인 걸프뉴스는 한국-UAE(아랍에미리트) 공동 스마트팜 프로젝트를 2020년 10대 뉴스로 선정했다. 메콩 국가들의 스마트팜 공동연구와 공적개발원조에 대한 요청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 스마트팜 기자재를 넘어 농업 데이터 활용 역량도 성장해야 한다. 세계적 권위를 갖는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의 '농업인공지능경진대회'에서 우리나라 팀이 예선 1위와 본선 3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낸 것에서 우리가 글로벌 데이터 농업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세계 시장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정부는 농업인과 기업이 시장을 예측하고 더욱 과학적으로 농사지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