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5년마다 반복되는 철도통합, 이제 결론내자

이민하 기자
2022.02.25 05:30

'KTX로 수서까지 가고 싶습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고속철도 통합 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제4차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에스알(SR)의 통합 여부에 대한 검토를 작년 말까지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를 넘기고 3개월여가 다 돼 가지만 정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토부는 결국 이르면 다음달 발표 예정인 4차 철도기본계획에서 코레일-SR 통합 부분은 사실상 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가타부타 결정하지 못하고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철도 통합은 2013년 SR이 코레일의 자회사 형태로 분리된 이후 10여년째 계속돼 온 논란이다. 통합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철도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새마을·무궁화 등 적자노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흑자사업인 고속철을 코레일로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코레일 독점이 아닌 지금과 같은 철도 경쟁 구조가 서비스나 이용자 편익을 높인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선뜻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 SRT 전라선 등 새로운 노선 도입에 대한 논란도 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철도 통합은 선거철마다 이슈가 돼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철도 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정부 출범 초기인 2018년 코레일-SR 통합 관련 연구용역까지 진행하며 오랜 문제의 매듭을 지을 듯 했지만, 공정성·전문성 등 논란으로 좌초됐다. 이번 대선에도 철도통합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약 중 하나로 철도 통합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SRT와 KTX를 통합해 지역 차별을 없애고 요금할인 등 공공성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철도가 분리돼 달린 지 10년이 다 되지만 통합 여부를 확실히 결론 짓지 못하면서 어정쩡한 분리가 계속되고 있다. 코레일은 SR의 최대주주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경쟁하는 체계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항상 내재돼 있다. 다음 정부는 무엇이 앞으로 10년, 20년 후 철도 산업 경쟁력과 국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지 결론내려야 한다. 철도는 정해진 길로만 달린다. 오락가락하는 철도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이민하 기자 /사진=이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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