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삼전닉스 레버리지 광풍 누가 부추겼나

[우보세]삼전닉스 레버리지 광풍 누가 부추겼나

김은령 기자
2026.06.01 05:3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자금 쏠림이 심상치 않다. 지난 27일 7개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14개를 쏟아냈다. 상장이후 3거래일만에 이들의 거래대금이 25조원을 넘었다. 이는 같은기간 ETF 거래대금의 23%에 달한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등장은 이미 타오르고 있던 반도체 랠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의 주가는 상장 이후 3일만에 30% 가까이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고 이때문에 몰려든 레버리지 ETF 자금이 주가를 밀어 올리는 이른 바 상승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2X 상품을 놓고 ETF 운용사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장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ETF 시장을 놓고 운용사들은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이번에는 동일한 상품을 한날 한시에 상장하게 되면서 빅매치가 진행 중이다. 당국의 마케팅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삼성자산운용이 상장 간담회를 개최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급히 같은 날 간담회를 잡았던 게 대표적이다. 상장 이후에도 유동성공급자(LP)제도를 이용해 거래량을 부풀렸다거나 LP에 다른 운용사 상품을 취급하지 말라는 압박을 넣었다는 설이 나오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이 분산투자 효과가 없어 변동성이 크고 특정 종목이나 업종의 특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투자 유의를 수차례 경고하고 나섰지만 큰 효과는 없는 모습이다.

오히려 운용사간 경쟁 과열을 당국이 부추긴 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입 과정에서 '1사 1개 상품'씩 출시하도록 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1개 운용사가 2개 상품을 상장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같은 상품끼리 직접 경쟁에 불을 붙였다는 것이다. 운용사간 형평성과 소비자 선택 확대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과열 경쟁으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상품 구조에 큰 차이가 없이 대동소이하다"며 "1사 1개 상품으로 출시해 수요가 분산됐다면 이렇게까지 경쟁이 과열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전한 경쟁은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진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직전 여러 운용사들이 최저 수준으로 보수를 낮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당국의 경고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는 일반 투자자들이 크게 투자하기에 매우 위험한 상품이다. 크게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하락 장에서의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 시장 거래가 몰리면서 쏠림 현상이 강화되는 등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시장이 타버리기 전에 과열을 식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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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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