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방 소멸'의 위기, 이제는 '실천'으로 극복할 때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2022.03.03 18:25

역대 정부마다 지방살리기, 국토균형개발, 국가균형발전을 주장해왔다. 청와대에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균형발전을 역설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진행돼 왔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쇠락, 그로 인한 수도권 지방간 격차와 양극화 현상은 날로 심화돼서 지방은 이제 낙후와 쇠락의 수준을 넘어서 소멸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역대 정부가 균형발전을 말로만 하고 정책결정 단계에서는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수도권에는 부익부' '지방에는 빈익빈'을 구조화시키는 예비타당성 조사 등 비용편익(BC) 평가를 예산배분의 금과옥조로 고수해왔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경쟁력이 약화된 지방대학의 정리를 추진하고 있고, 교육청은 농산어촌 지역 초·중·고교의 통폐합을 계속 진행해왔다. 헌법재판소는 인구가 줄어든 지방의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정수를 줄이라고 판결하고, 국회는 그에 맞춰 수도권의 정치적 대표성은 키우고 지방은 줄이는 입법을 계속해왔다.

한전과 같은 공기업은 탈원전 때문에 악화된 경영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인구가 줄어든 농산어촌 지역의 지사를 폐쇄하고 있다. 한전이 떠나면 농어촌공사, 농협 등 다른 공기업과 공공기관도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다수의 농어촌지역에서 산부인과, 소아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필수의료기관이 떠난 지 오래고 복지부는 이런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 사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기본적인 정주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겠나. 그나마 남아있던 주민들마저 생활의 불편과 자녀의 미래 때문에 결국 떠나게 될 것이고, 지방은 사람 그림자를 보기 힘든 곳으로 조만간 퇴락할 것이다.

지방소멸의 위기를 해소하고 국토균형개발과 국가균형발전이 실행되도록 하려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국가의 모든 기관, 정부와 지자체의 모든 부처, 모든 공기업, 공공기관들이 정책결정을 할 때 헌법이 규정한 균형발전의 가치를 기본원칙으로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정책결정에 균형발전이라는 캡을 씌워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6월 지방선거 광역의원 정수조정 문제는 향후 균형발전의 향배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정개특위에서는 광역의원 정수를 인구수 하나만을 기준으로 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와 달리 현행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행정, 지세 등 여타의 요소, 더 나아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의 원칙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소멸위기에 있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방의 정치적 대표성을 강화하고, 지방의원 정수를 더 확충해주어야 한다는 공감대도 상당 부분 공유돼 있다.

국회는 국가발전전략, 국가경영방략의 기획자다. 국회가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해온 퇴행적 의사결정 기조를 답습하느냐, 아니면 국가균형발전의 가치를 추동하도록 지방에 보다 충실한 정치적 동력을 확보해주느냐는 전 사회적으로 큰 정치적 시그널이 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의원정수 조정을 통해 국회가 국가균형발전의 대원칙과 불가양적 헌법가치를 선포하고, 국가 전체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명실상부한 균형발전 정책으로 대전환하는 분수령과 기폭제를 마련할 것을 기대한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사진제공=조해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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