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위기에 봉착했다. 전쟁과 글로벌 유통망 혼란,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금융시장의 경색, 고환율·고금리는 민생을 직격한다. 설상가상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마저 묶였다. 경제 위기 피해자를 꼽을 때 청년도 예외일 수 없다.
코로나19(COVID-19) 이전부터 이어오던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가 여전하고 팬데믹 종결 후 급격히 늘어난 소비는 곧바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예견된 위기였고 대안을 제시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을 보면 위기 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위기의 벽 앞에서 끓어오르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정치권에 닿지 않고 메아리친다. 청년들의 분노와 아픔은 정부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벗어난다.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도 축소 실시로 결론났고, 청년보좌역도 급수 논란과 공정성 시비로 어정쩡한 결과가 나왔다.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 공공임대주택 예산도 대규모로 삭감됐다. 지난해 국무조정실이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특별대책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완 확대돼야 할 정책 분야로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촉진 및 재직자 지원 +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이 49.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주거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 역시 '주거비 절감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등 주택 공급 확대'가 46.0%로 압도적 1위였다.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에서 청년의 목소리가 배제된 탓이 크다. 선거철을 제외하곤 정당 의사결정에서 청년은 후순위 취급을 받는다. 실제 현장에서 청년 당원은 입당하며 품었던 비장한 뜻과 달리 '바닥부터 배워야 한다'는 강압에 잡무와 인력 동원을 요구받는다. 큰 각오로 출마를 결심할 때마다 '아직 어리다', '기회가 더 있다'는 이야기에 밀려나기가 부지기수다.
청년당의 시대적 화두는 청년의 대변자로서 무엇을 해내야 하는가에 달려있다. 첫째, 야당의 일원으로서 정부 여당이 청년에 대한 왜곡된 관심에 맞서 청년의 진실된 목소리를 지켜야 한다. 그릇된 인식과 정책 대안이 오히려 청년들의 권익 실현을 저해하거나 청년 내부를 갈라치지 않도록 정확한 방향을 요구하고 대안을 외쳐야 한다.
둘째, 정치권의 무관심을 끊어내기 위해 제도권에 청년들을 대거 진출시켜야 한다. '청년을 위해서'가 아니라 '청년에 의해서' 무언가를 해내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스타에 의존하는 일시적 청년정치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청년 리더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시대적 과제 이행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자강' 밖에 없다. 실력을 길러야 한다. 2012년 반값 등록금을 끝으로 정치권에서 사멸된 청년 주도의 아젠다 설정부터 선제적 국제교류를 통한 위상 제고에 이르기까지 넓고 깊은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 화려한 개인이 아닌 굳건한 집단으로서 강해지는 청년정치, 청년당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당의 구호가 국가 전체의 구호가 돼 청운의 꿈을 품은 젊은 예비 지도자들이 이어가는 정치 개혁을 국민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