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흔들리는 코스피 앞 RIA, 실효성 높이려면

[기자수첩]흔들리는 코스피 앞 RIA, 실효성 높이려면

배한님 기자
2026.03.31 05:30

"매일매일 증시가 요동치는데 혜택이 어떻게 될 줄 알고 가입하겠습니까."

미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지인은 RIA(국내시장 복귀 계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매년 연말마다 세액 공제 한도에 맞춰 매매해둘 만큼 절세에 관심이 많지만 RIA 활용은 꺼려진다는 것이다. 특히 RIA를 개설하더라도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추가 매수하면 비과세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이 떨어졌다고 했다.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 국장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RIA가 지난 23일 출시됐다. 국내증시 부양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와 함께 외환시장 안정까지 동시에 노린 정책 상품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약 나흘간 2만5000여개의 계좌가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출시가 예고됐던 정책 상품이지만 생각보다 관심도가 높지 않다는 게 증권업계 반응이다.

RIA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이란 전쟁 불확실성 속에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1517원대까지 치솟았고, 이날도 1515원에서 거래를 출발했다. 올해 평균 환율은 외환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실제 지난 26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525억585만달러(약 229조원)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 1710억달러(약 257조원)보다는 감소했다. 1700억달러(약 255조원)였던 연초보다도 다소 줄어든 수준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이 국내 증시가 우상향하는 시기도 아닌데다 전쟁으로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전쟁의 여파로 시시각각으로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1년 이상 자금을 묶어두기도 쉽지 않다.

결국 RIA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줘야 한다. 투자자가 자신의 거래 계획에 따라 예상 절세 효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추가 매매할 때 변화하는 세제 혜택 등을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세금 계산기 같은 기능이 도입된다면 체감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책 상품은 투자자가 이해하고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배한님 증권부 기자 /사진=배한님
배한님 증권부 기자 /사진=배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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