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향후 건설경기에 대해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크게 악화되고 주택 인허가와 착공도 부진하다고 평가(6월 경제 동향)했다. 특히 건설투자가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둔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전국 건축 인허가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고 착공 면적은 28.7% 줄었다. 주택 인·허가 대비 착공 면적의 감소 속도가 더욱 빠르게 증가한 현상은 많은 건설사가 향후 주택시장의 침체와 주택 미분양의 증가를 예상한다는 신호다.
한편, 건설업 전반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후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은 금융비용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3/4분기 기준으로 건설업의 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자보상배율취약기업(영업이익으로도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이전 보다 약 36%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분양주택 증가는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의 더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건설업의 어려움은 올해만의 특별한 일회성 이슈가 아니다. 사실 건설업의 위기는 매번 주기적으로 반복되었고 주택 공급의 급증 및 급감과 그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설사는 주택시장이 어려울 때는 주택 인허가를 받더라도 착공을 안 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금융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건설사는 착공을 늦춘다. 반대로 주택시장이 좋을 때는 기존의 주택 인?허가 받은 것을 모두 끌어내면서 밀어내기 착공까지 하려고 한다. 그 결과 공급물량의 급증과 급감 현상이 주택시장의 주기적 사이클과 함께 매번 나타났다.
공급물량의 급증과 급락 현상은 결국 주택시장의 급등과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최근 주택매매시장은 변동성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2021년 주택시장은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약 10%의 주택가격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후 바로 2022년에는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은 ?5%의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러한 주택공급의 급증과 급감이 재현될 때에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더 이상 감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성장과 발전단계에 있었다면 지금의 주택시장은 성숙과 관리단계에 접어든 상황으로 다른 단계에 이미 들어섰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은 주택 공급 급증은 경제 전체의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인구구조 측면에서 이미 자연감소가 현실이 된 상황이다. 경제성장 측면에서는 저성장이 변수가 아닌 상수이다. 미국의 주택공급이 인구 3억2천만명 기준으로 연 평균 61만호인 것을 고려할 때 인구 5천만명인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이 2017년 전후 연 75만호를 재현한다면 건설업과 거시경제 전반에 걸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주택공급시장이 이제는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근본적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공급자 중심의 선분양 구조보다 수요자 중심의 후분양 구조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른 주요 선진국에서처럼 후분양 구조는 주택공급의 급증과 급락의 변동성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건설사는 주택공급에서 자기자본의 비중을 스스로 높여 미래의 불확실성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택금융기관은 보증과 담보라는 편한 대출사업보다는 전문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의 사업평가 능력과 자질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주택공급 방식이 새로운 시장 환경에 맞게 근본적 전환을 이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