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방 연구개발 체계' 이대로 좋은가

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2024.12.05 05:00

[the300] 방위사업청 중심의 국방 R&D 체계, 국방부로 이관해 장기·통합적으로 대비해야

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 사진=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세계적으로 기술패권 경쟁과 함께 과학기술을 이용한 군사 분야의 혁신·변혁도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 군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국방부를 중심으로 '국방혁신 4.0'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혁신 4.0의 목표는 'AI(인공지능) 과학기술 강군 육성'이다. 이는 제4차 산업혁명 기반의 첨단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며 국방혁신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방혁신의 기반이 될 국방 R&D(연구개발)는 현재 국방부가 아닌 방위사업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올해 국방 R&D 예산은 총 4조6575억원이다. 이 가운데 방사청이 집행하는 무기체계·국방기술 관련 예산이 4조6370억원으로 전체의 99.6%를 차지한다.

국방부가 집행하는 전력지원체계·정보화 예산은 205억원으로 0.4%에 불과하다. 이는 국방 R&D가 전적으로 방사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소요결정(합동참모본부)-기술연구(방사청)-획득(방사청)-운영(소요군)'의 무기획득체계를 가진다. 이러한 구조는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국방 과학기술의 연구와 실제로 무기를 사용할 소요군의 적시적인 의견 반영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국방부를 중심으로 국방 과학기술 연구 및 획득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을 비롯한 이스라엘 등 군사 선진국들이 전력화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는 전투효율성 증대, 병역자원 절약 등이 가능한 혁신 무기체계이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전력화는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체계 구분없이 플랫폼의 계열화 및 모듈화, 미래기술의 개발, 데이터의 표준화, 네트워크의 운용에 이르기까지 전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무기체계를 전력화하기 위해 소요 파악과 기술 개발, 적시 획득,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이뤄내고 있다.

그러나 개별 무기체계의 전력화 사업을 담당해온 방사청이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체계를 종합적으로 통제하고, 통합 기술 기획부터 미래전략 기술 개발까지 관리하기엔 역부족이다. 각 군의 소요를 통합적으로 반영하고 조율하고, 장기적 국방 목표에 맞춰 전략기술을 개발하려면 국방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뿐 아니라 첨단기술이 적용된 지능화 무기체계는 빠른 기술적 진보를 적용한 진화적 개발이 필요하다. 기술의 점진적 적용과 개선을 통해 무기체계의 지능화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소요-기술연구-획득-운영'의 단계간 긴밀한 연계와 통합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군 전체의 전략적 필요성 및 현장의 요구를 직접 조율할 수 있는 국방부가 국방 R&D 체계를 총괄해 소요와 기술 연구 단계부터 체계적인 연계를 구축하고, 신속한 전력화를 지원해야 한다. 무기체계는 이미 '지능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데, 시스템은 '기계화' 시대에 머물어선 안 된다.

국방 과학기술의 컨트롤타워를 국방부로 변경할 경우 국가 간 기술협력, 정부 부처 간 협업, 국가 차원의 민·군 기술 융합, 군과 산·학·연 협력체계 구축 등에서도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