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18. bjko@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2313181388028_1.jpg)
정부와 증권 당국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하고 상반기 세부 규정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알짜 사업부나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돼 모회사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분할 후 중복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만 '주주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기준으로 규율한다.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방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인수하거나 신설한 자회사도 상장을 금지하고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중복상장은 모기업의 가치를 희석시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안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재명 대통령도 중복상장에 대해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물적분할을 통해 문어발식 상장을 지속하는 행태는 분명히 근절돼야 한다. 대주주는 지배구조에 전혀 손해를 보지 않고 소액주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다만 경영을 옥죄는 또 하나의 규제로 작동하지 않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무분별한 쪼개기 상장과 달리 자회사 상장 등이 갖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신규사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 인프라 확충 등에 활용하면 전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중복상장이 전면 금지될 경우 투자 자금도 유상증자나 차입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증자로 주식이 늘어나면 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소액주주에게 불리하고, 사채를 발행하면 회사 재무구조가 나빠진다. 이도 저도 힘들면 배당을 줄여야 한다.
자회사가 조달된 자금을 바탕으로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모회사 주주들이 공유한다면 모두에게 이익이다. 중복상장을 '금지'에 방점을 찍기보다 기존에 지속해서 지적된 폐해를 막을 수 있는 주주보호 장치가 마련된 경우에 한해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