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인공지능에 대한 걱정

혜원스님 구리 신행선원 선원장
2025.02.14 02:06
혜원스님 구리 신행선원 선원장

인류의 편리를 위해 기술은 발전해왔다. 그 기술의 정점이 반도체와 컴퓨터다. 그 컴퓨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의 발전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작업을 인공지능은 손쉽게 결과물을 뚝딱 만들어낸다. 작곡가가 몇 개월 작업한 노래를 명령어만 넣으면 몇 분 만에 만들고 그래픽 전문가가 며칠 밤을 새며 하는 일을 한순간에 해낸다. 숱한 프로그래머가 이른바 먼지 안나는 노가다를 통해 코딩하던 프로그램도 명령어로 손쉽게 만든다.

하지만 그 뛰어난 기술은 기업의 이윤추구로 대량의 실직자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물론 새로운 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겠지만 인간을 대신해서 생각하고 쉬지 않고 일하는 컴퓨터 앞에선 인간의 값싼 노동력조차 비싸 보일 것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발전한 기술이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기술의 이면엔 당연히 보호되는 기업의 이윤추구라는 욕망이 있다. 그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기술을 이용하는 테러리스트는 어떻게 막을까. 인공지능을 이용한 해킹, 혹은 인공지능을 내장한 드론이나 로봇의 공격이 머지않아 일어날 것이다. 이미 현재 인공지능의 결과도출 과정은 인간의 분석범위를 넘어섰다. 순수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의도와 다르게 그것이 한 개인이나 집단, 혹은 적성국가에 의해 악용될 때 그것은 수습불가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기술의 발달을 좇아가지 못하는 미숙한 인류애일 것이다. 대중의 보편적인 성숙한 인류애도 한 개인이나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으로 무참히 짓밟히는 일을 역사에서 숱하게 봐왔다. 욕망이 무슨 죄가 있을까. 모든 당연한 생명활동의 다른 이름이 욕망이다. 인간이라면 공존과 공생을 당연히 염두에 둬야 하지만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같은 돌연변이가 만들어지는 것 또한 자연적인 현상이다. 기술은 최악을 가정하지 못하고 발전하는 속성이 있다. 앞으로 있을 인공지능의 악용을 어떻게 방지하고 대처할지 걱정이다.

인간은 욕망에 눈이 멀고 때로는 동족을 해친다. 그 어리석은 이가 한편으론 똑똑하고 한편으론 단순한 인공지능이라는 그럴싸한 무기를 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로운 기술에 찬탄하며 놀라워하지만 그것이 불러올 부작용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누군가는 인공지능을 무력화하는 기술 또한 개발하고 있으리라 기대한다. 출가한 스님의 쓸데없는 세상 걱정이지만 대중의 안녕과 평화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일 뿐이다.

이 사바세계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누군가는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사건을 일으키고 대중은 그것을 수습하느라 한세월을 보낸다. 그것 또한 오래된 현상이다. 아무 일도 없으면 못 견디는 것 또한 인간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노래하고 춤추는 것만으론 성에 차지 않는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 인간세상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들 새로울 것이 있겠나만 인공지능이라는 것은 큰 축복이면서 동시에 큰 재앙 또한 될 수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인간이겠지만. 인간은 자신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그 메커니즘을 모를뿐더러 통제는커녕 제대로 사용할 줄도 모른다. 그런 두뇌보다 성능이 몇천 배, 혹은 몇억 배 뛰어난 인공지능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닌 것이다. 배아복제를 윤리적 문제로 통제하듯 인공지능도 같은 맥락에서 다뤄야 할 기술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런 전제조차도 자본논리에 의해 무력화되는 일이 많다. 공감능력이나 감정이 결여됐지만 지능이 발달한 그 무엇이 만들어지고 있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통해 인간보다 인간적인 인공지능도 만들어지겠지만 그때까지 과연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인공지능을 피해 화성으로 이주하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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