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51조 '서울시 새 금고지기' 12일 결정…신한·우리銀 '각축전'

年 51조 '서울시 새 금고지기' 12일 결정…신한·우리銀 '각축전'

정세진 기자
2026.05.09 05:00

신한·우리은행, 1금고 두고 경쟁…금리·협력사업에 '보안관리능력'도 중요 요소
금고지정위, 행정 1부시장 위원장과 민간 전문가 8명 등으로 구성
'시협력사업계획'이 사실상 '출연금' 기능

지난 4월 9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4월 9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사진=뉴시스

이달 12일 연간 51조원에 달하는 서울시의 예산을 관리할 새 금고지기가 결정된다. 시금고 지정 심의에서 최고점을 득점한 시중은행 중 한 곳이 내년부터 4년간 시금고를 관리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시 자금을 관리할 금융 기관을 결정하기 위해 이달 12일 오후 시금고지정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열린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는 시 3급 공무원 1명과 시의원 2명, 8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다.

신용도·예대금리·편의성·업무 관리 등 평가…협력사업 적극성·전산 보안시스템 등 변수

이번 시금고 평가항목은 행정안전부 예규와 조례에 따라 △금융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예대금리(20점) △시민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력(28점) △지역사회 기여실적(7점) △시와 협력사업 계획(2점) 등이다.

정량 평가 항목은 기존에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평가하고 정성평가 항목은 12일에 진행하는 은행별 PT(프레젠테이션) 이후 위원들이 성적을 매긴다. 은행들의 경쟁 PT이후 약 2시간가량의 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금융기관별 평가표를 기반으로 점수를 합산한다. 금고별 최고 득점기관이 1금고와 2금고로 각각 지정된다. 차기 시금고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서울시 자금을 맡는다.

금고업무 관리능력과 금융기관의 신용도, 재무구조 안정성 등 배점이 큰 항목에서는 시중은행 간 변별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금리와 시와 협력사업 계획 항목에서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의회 조례로 지정된 금고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에 따르면 전산 업무 보안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금고업무 관리능력'에 배당된 점수는 28점이다. 6개 평가 항목 중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으로 금융기관 신용도·재무구조 안정성(25) 항목 보다도 높다. 세부적으로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능력(8)' 부분은 정기예금 예치금리(7)나 수시입출금식 예금 적용금리(8) 등 금리 항목과 같거나 더 높은 점수가 할당됐다.

연 51조 서울시 금고지기 누가 될까, 서울시금고지정 평가항목과 배점기준/그래픽=김지영
연 51조 서울시 금고지기 누가 될까, 서울시금고지정 평가항목과 배점기준/그래픽=김지영

시금고 금리는 기준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은행별 약정 기간 동안 가산금리가 고정되다 보니 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된다. 지난해 시금고 평균잔액은 4조3705억원으로 이에 따른 시의 이자수입만 1550억원에 달한다.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역마진 우려도 있어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지점이다. 시와 협력사업 계획은 금액만 적어 제출하는 정성평가 항목이다. 향후 시 사업에 협력비 명목으로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를 약정하는 형식이다. 금융계에서는 사실상 시금고 입찰을 위한 '출연금'으로 여기고 있다.

이번 금고 선정에서는 전산 보안관리 능력도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최근 잇단 개인정보유출로 시민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시민과 법인 등의 세금을 다루는 시금고 전산 시스템의 보안관리가 중요 평가요소가 됐다. 시금고로 선정된 기관은 시의 전자 세금 조회·납부 서비스(ETAX)를 자체 구축해야 한다. 서울시 ETAX는 시민들이 PC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지방세를 조회하고 신고·납부하면서 영수증을 확인하는데 많이 이용된다.

1금고 신한이 지킬까 우리가 탈환할까
지난 4월 12일 서울 시내 마련된 주요 은행 ATM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4월 12일 서울 시내 마련된 주요 은행 ATM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이달 6일 마감된 입찰에는 신한·우리·KB국민·하나은행 등 4곳이 제안서를 냈다. 1금고는 시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예산을, 2금고는 기금을 담당하는데 현재 1금고와 2금고 모두 신한은행이 맡고 있다. 1금고가 관리하는 자금만 약 47조원에 달한다.

1금고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지원했다. 1915년 경성부 금고 시절부터 2018년까지 104년간 우리은행이 서울시 금고를 독점으로 맡았다. 그러나 서울시가 2018년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단일금고 체제를 복수금고 체제로 개편하면서 신한은행이 우리은행 독점 체제를 깨고 1금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시금고 지정은 4년마다 이뤄지는데 2022년에도 신한은행이 1금고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2금고도 우리은행이 2022년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줬다. 이번 2금고 선정에는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참여해 4파전으로 진행된다.

2018년 1금고 입찰 때 신한은행은 3000억원 수준의 출연금을 제시했고 2022년 재입찰 때도 약 2600억원대 협력사업비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1금고 수성과 탈환을 위해 은행권에선 2000억원에서 3000억원대에 이르는 협력사업비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서울시와의 협력사업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시와 함께 소상공인을 위한 배달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를 운영하고 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 등 계열사와 함께 금융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피노베이션 챌린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판 '나는 솔로'로 불리는 미혼남녀 만남행사 '설렘, in 한강'도 신한카드와 협력해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구금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입찰준비에 돌입했고 부행장 직속으로 편성해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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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세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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