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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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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야구, 농구 경기는 구기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고 효율성을 위하여 세 종목의 선수를 하나의 팀으로 합치지는 않는다. 경기 규칙도, 훈련 방법도, 필요한 역량도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조직을 다른 기관에 붙이면 기능도 그대로 이전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큰 착오이다. 조직은 하루 만에 합칠 수 있어도 전문성은 하루 만에 합칠 수 없다. '항공안전'은 단순한 운항의 안전으로 국한되지 않고, 항공기의 설계·제작부터 비행시험, 인증, 운항 이후의 지속 감항까지 고도의 기술적 판단과 장기간 축적된 전문성이 요구된다. 특히 항공기 인증에서 치명적인 고장상태의 발생 가능성을 비행시간당 10억 분의 1 수준까지 낮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항공안전이 추구하는 엄격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발생한 대형 항공참사는 항공안전의 무게를 다시 일깨웠다. 우리 국민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그 비극이 우리 사회에 던진 한 가지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정책은 신속하게 안전에 대한 투자와 전문성을 강화하여 인증과 감독을 더욱 철두철미하게 하며,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가 항공안전체계의 취약점을 찾아 보강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주체들이 한 사회 안에서 지속가능하게 더불어 살아가려면, 법과 제도의 정밀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법이 현실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담아내지 못하고 겉돌게 되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새로운 분쟁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만 낳게 된다. 좋은 노동법은 결코 선의나 당위성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반드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현실 적합성'과 기존 법체계와 어우러지는 '제도 정합성'을 갖추어야 한다. 책상 위 논리나 이념적 지향이 아닌, 현장 중심의 실사구시가 입법의 확고한 원칙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균형,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사이의 기회 균등, 그리고 목적과 수단 간의 비례성이 엄격하게 담보되어야 한다. 과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16. 4%)이 초래했던 현장의 혼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시행된 노동조합법 제2조·제3조 개정(노란봉투법) 역시 동일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원·하청 구조 속에서 실제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를 바로잡고 대화와 협상을 제도화하여 이중구조를 완화하자는 입법 취지 자체는 이해된다.
2020년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혔을 때 교육도 위기를 맞았다. 교육을 다시 움직인 것은 현장 교사들이었다. 학습공동체를 만들고 새로운 수업 방법을 찾아 서로 나눴다. 성공뿐 아니라 실패도 공유했다. 교육은 계속돼야 한다는 책임감과 교사들에게 축적된 전문성이 빛을 발했다. 교육 당국은 정책 방향을 정하고 재정을 투자해 변화의 여건을 만든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매일 학생을 만나 수업하고, 학습과 성장을 이끌어내는 사람은 교사다. 어떤 교육개혁이든 교실 문턱을 넘어서려면, 교사가 움직여야 한다. 미국 교육개혁 100년의 역사를 살펴본, 스탠퍼드대 교육학자 데이비드 타이액과 래리 큐번에 따르면, 학교에는 오랜 기간 형성된 고유한 '문법(grammar of schooling)'이 있다. 위에서 새로운 정책을 내려보내도 교사들이 그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하면, 개혁은 교실에 뿌리내리기 어렵다. 학교는 잠시 몸을 낮추고 '개혁의 비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이다. 우리는 지금 생성형 AI가 불러온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다.
히말라야가 인류에게 치명적 경고를 보내고 있다. 최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대를 덮친 대홍수와 산사태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고산지대의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불안정해지면서 발생한 복합 기후재난이다. 히말라야의 대홍수는 기후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재난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현존하는 재앙임을 엄중히 고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이번 대홍수로 현지 주민들은 물론, 현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들마저 고립되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소식이다. 흙더미와 폐허속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우리 국민들과 현지 이웃들이 단 한 사람이라도 더, 하루빨리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전 국민과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이번 재난의 현장을 바라보며 우리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한 주체와 그 피해를 온몸으로 감당하는 주체가 철저히 불일치한다는 점이다. 네팔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점유율은 0.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로베르트 모레노가 과거 러시아 클럽 PFC 소치 감독 시절 챗GPT를 선수 선발, 영입, 전술 등에 사용했다고 전 구단 관계자가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모레노 감독은 "완전한 거짓"이라며 부인했다. 챗GPT의 주된 용도는 러시아어 번역이었으며, 데이터와 영상 분석에는 여러 도구를 활용하지만 최종 판단은 코칭스태프가 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가십을 넘어 'AI 시대에 인간 전문가의 판단을 어디까지 AI에 맡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모레노 감독의 사례를 따라 챗GPT로 축구 국가대표를 뽑는 실험을 해 보았다. 현재 경기력과 출전 시간, 대표팀 경험, 전술 적합성 등을 고려해 26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흥미롭게도 그 명단은 2026년 월드컵 최종 엔트리와 상당 부분 겹쳤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등 핵심 선수들은 예상대로 포함됐다. 축구 밖으로 확장하면, 기업의 채용, 대학의 학생 선발, 투자 대상 기업 선정, 연구과제 평가 등도 비슷하다.
인공지능(AI)이 대화하는 단계에서 행동하는 AI로 진화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고 문서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에이전틱 AI는 이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외부 시스템에 접속해 업무를 수행한다. 항공권 예약, 상품 구매, 이메일 발송은 물론 계약 변경·해지까지 가능하다. 최근 호주에서 발생한 사건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호주 공영방송에 따르면 한 이용자가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기반 모델로 사용하는 AI 에이전트 오픈클로에 헬스장 수업 예약을 맡겼다. AI는 예약 시스템의 취약점을 발견해 정상 예약 기간보다 앞선 수업까지 예약했고, 나아가 대기 순위를 올릴 수 있는지 묻자 대기 1순위 회원의 예약을 취소했다. 사람이 예약 취소를 지시하지 않았지만, AI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이 사건은 악의를 가진 해커가 AI를 공격 도구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개인의 일상적 요청이 AI의 자율적 행동을 거쳐 제3자의 현실적 피해로 이어졌다.
"서울 상급지, 지금 사도 될까?" 주택 마련을 고심 중인 4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궁금한 내용을 생성형 AI(인공지능)에 자주 묻는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가져올 파장부터 금리 동향까지, AI는 든든한 친구이자 스승이다. 은밀한 속내와 개인사정까지 털어놓으며 AI에 깊이 의존한다. 인생에서 가장 큰 쇼핑을 앞둔 막막함 속에서 불안감을 달래 줄 창구다. AI는 어느새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들었다. 여행 계획 짜고 쇼핑 목록 추천받는 일부터 인생상담까지 AI 손을 빌리는 시대다. 학계 논문 쓸 때 AI 조력을 받는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다. 굳이 석학이나 전문가를 찾지 않아도 된다. 손끝 하나로 복잡한 질문의 답을 즉각 얻는다. 그러나 편리함의 뒷면에는치명적인함정이 숨어 있다. AI에 길들여진 사고 근육은 점차 퇴화한다. 대표적인 것이 심리학이 주목하는 'AI 아첨 함정'이다. AI는 사용자의 의도와 질문 방식에 맞춰 답한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질문하면 부합하는 호재를 잘 찾아낸다. 친구나 전문가라면 "지금은 상투 잡을 수 있다"고 경고할 수도 있지만 AI는 좀처럼 찬물을 끼얹지 않는다.
정확히 1년 전, 서울의 한 호텔 카페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사람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반도체 역사상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칩워(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였다. 출간과 동시에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그 책의 저자를 직접 만난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가장 정교하게 읽어내는 학자로 꼽히는 그가, 필자가 몸담은 한국의 작은 반도체 스타트업을 굳이 찾아온 이유가 궁금했다. 짧은 대화 끝에 남은 인상은 하나였다. 그는 한국을 개별 기업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로 보고 있었다. 그날 그는 지금 세계 어느 나라도 첨단 칩은 물론 어중간한 수준의 칩조차 홀로 완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에 흩어진 설계, 소재, 장비, 제조가 맞물려야 비로소 칩 하나가 나온다는 것이다. 작은 스타트업까지 챙겨 본 것도, 결국 한국이라는 생태계 전체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려 한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그로부터 1년,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비슷한 결의 장면을 다시 봤다. 한국 정부의 AI 행보에 엔비디아, 브로드컴, 앤트로픽, 오픈AI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들이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정부가 8월 초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세법 개정 때마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계층의 반발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증세 여부가 아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를 어느 수준까지 강화할 것인가, 같은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크게 달리하는 것이 공평한가 하는 문제다. 정부는 이를 '조세의 정상화'라고 설명한다.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실거주 주택은 공시가격 14억원으로 높이는 반면, 비거주 주택은 9억원으로 낮추고,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는 강화한다. 양도소득세도 거주, 비거주 여부에 따라 차둥하여 세금을 높인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특정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핀셋 증세'라고 비판한다. 조세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는 '공평'이다. 세금은 국가가 법에 따라 사유재산의 일부를 강제로 징수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엇이 공평한 과세인지는 시대와 경제환경에 따라 달라져 왔다. 산업사회 이후에는 재산권을 존중하면서 부담 능력이 큰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누진과세가 발전했다.
산불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하늘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짙은 연기와 강풍을 뚫고 산등성이를 넘으며 물을 투하하는 산림헬기 조종사들이다. 대형 재난과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소방헬기는 구조대원과 환자를 태우고 때로는 도심 한복판을 비행한다. 이들의 임무는 위험하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들이 타는 항공기는 더욱 안전해야 한다. 최근 발의된 '항공안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색 구조업무 또는 산불진화업무에 사용되는 항공기에 군용 감항인증 체계를 확대 적용하고, 군용항공기가 퇴역후 개조된 경우 '제한형식증명'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감항인증을 받기 용이하게 하겠다고 한다. 이로써 행정·재정적 낭비를 줄이는 등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목적이 선하다고 해서 수단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항공안전' 영역에서만큼은 더욱 그렇다. 감항인증(Airworthiness Certification)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지를 정부가 확인하는 제도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확보는 이제 필요성 논의를 넘어 구체적인 사업 추진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한미 정상 간 공감대에서 출발한 핵추진잠수함 확보 노력은 정부가 지난 5월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에서 사업의 기본 방향과 추진계획을 마련하면서 구체화했다. 저농축우라늄 사용과 국내 설계·건조를 기본으로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를 목표로 하는 추진 방향이 제시됐다. 국내적으로도 사업 추진체계와 기술적·제도적 기반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비확산 원칙 준수와 재래식 무장을 통한 방어적 운용 방향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관리하는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기술적·제도적 기반을 충실히 정비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실질적인 협력 여건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이 상당한 수준의 조선·설계 역량과 잠수함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핵연료 공급, 핵물질 관리, 관련 법·제도와 비확산 문제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역량이 필요하고, 기술이 산업으로 이어져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AI를 뒷받침할 에너지, 전력망, 튼튼한 제조업 기반도 중요하다. 이러한 국가 비전은 결국 인재 문제로 귀결된다. 과학기술은 사람을 통해 축적되고 발전하며, 산업과 사회에 적용되고 확산하기 때문이다. AI 3강도, 제조업 경쟁력도 인재 경쟁력에 달려 있다. 문제는 인재를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정책 시스템이 있느냐다. 정책 현장에서는 인재를 길러내는 정책과 활용하는 정책이 부처별로 따로 움직인다. 학교와 대학의 교육, 재직자의 직업 훈련, 성인의 평생학습도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으로 나뉘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다. 정책 시야도 필요한 인력을 국내에서 길러내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계에서 인재를 끌어오고, 해외 인재와 교류하며, 인재가 국경을 오가면서 지식과 기술을 나누는 전략이 요청된다. 이는 인재의 '국내 양성'을 넘어 '해외 인재 유입'과 '국내외 인재의 순환과 연결'을 포괄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