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나폴레옹의 보석

권기균 과학관과문화 대표·공학박사
2025.02.24 02:05

(사)과학관과문화 대표, 공학박사 권기균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2층엔 유명한 보물창고가 있다. 1만2000여점의 소장 보석 중 유명한 보석만 골라 전시하는 국립보석컬렉션이다.

개중엔 보자마자 '이게 어떻게 여기에 와 있지' 하고 의문이 드는 보석들이 있다. 나폴레옹 1세가 자신의 두 번째 부인 마리 루이즈에게 선물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왕관이다.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아들 나폴레옹 2세를 낳았을 때 선물한 것이고 왕관은 나폴레옹 황제가 결혼선물로 준 것이다. '어? 나폴레옹의 부인은 조세핀인데 마리 루이즈는 누구지'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황제가 된 지 몇 년이 지나도 조세핀과 나폴레옹 사이에선 아이가 없었다. 조세핀은 이미 전남편과 사이에 1남1녀를 낳았다. 나폴레옹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 걱정했다. 그러다 다른 여인 발레프스카가 나폴레옹의 아들을 사생아로 낳았다. 문제는 조세핀에게 있었던 것(나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당시 나폴레옹의 상속인은 그의 동생 루이와 조세핀의 딸 오르탕스가 결혼해서 낳은 -조세핀의 외손자면서 자신의 조카인-나폴레옹 찰스 보나파르트였다. 그런데 그는 다섯 살이던 1807년 5월 폐질환으로 죽었다(루이와 오르탕스는 이후 아들 둘을 더 낳았다. 이 중 막내가 나폴레옹 3세가 된다).

나폴레옹은 조세핀에게 프랑스의 이익을 위해 후계자를 생산할 아내가 필요하다고 이혼을 설득했다. 조세핀은 분노했지만 둘이 함께 살았던 말메종 저택과 연 200만프랑의 연금지급을 조건으로 결국 1810년 공식 합의이혼했다. 이혼 후에도 나폴레옹은 조세핀을 가끔 만났다. 엘바섬에 유배 중이던 1814년 조세핀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이틀 동안 침실에 틀어박혀 슬퍼하며 애도했다. 이혼 후 나폴레옹은 1810년 4월1일 루브르궁 예배당에서 열여덟 살의 마리 루이즈와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의 아버지는 오스트리아의 대공 프란시스. 마리 루이즈는 1805년과 1809년 프랑스와 전쟁에서 오스트리아가 패해 두 번이나 피란을 다녔다. 그런데다 나폴레옹이 그녀의 아버지를 오스트리아의 왕으로만 남기고 서로마제국의 황제 자리를 폐해버렸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나폴레옹이 싫었다. 그런데 그와의 결혼이라니. 게다가 그녀와 나폴레옹은 스물두 살 차. 아버지와 불과 한 살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도리가 없었다.

한편 나폴레옹은 이 결혼으로 후사를 얻고 유럽 최고의 왕실, 서로마제국 왕실과 혼인함으로써 제국의 정통성을 확고히 하고자 했다.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렀다. 그리고 20년 동안 싸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평화가 찾아왔다. 결혼식에서 나폴레옹은 마리 루이즈에게 다이아뎀(머리띠 형태의 왕관)과 목걸이, 머리빗, 벨트, 버클, 귀걸이까지 풀세트를 선물했다. 그때의 다이아뎀이 지금 스미스소니언에 있는 것이다.

마리 루이즈는 1811년 3월20일 아들 나폴레옹 2세를 낳았다. 이름은 나폴레옹 프랑수아 조제프 찰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2세는 '로마 왕'의 칭호를 받았다. 나폴레옹은 아들을 낳아준 마리 루이즈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세트를 선물했다. 나폴레옹은 1799년 쿠데타를 일으키고 제1통령에 취임했다. 1804년 12월2일 그는 프랑스 황제가 됐다. 당시 나폴레옹은 유럽의 힘이었다. 그는 1804년부터 1814년까지 프랑스의 황제였고 40전40승의 신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812년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에 실패했다. 1813년엔 라이프치히 싸움에서도 대패했다. 결국 1814년 4월8일 나폴레옹은 퇴위돼 엘바섬에 유폐됐다. 그러나 1815년 2월26일 나폴레옹은 엘바섬을 탈출해 황제로 복위했다. 그러나 100일 천하. 정확히는 90일뿐이었다. 1815년 6월 워털루전투에서 패하면서 그는 몰락했다. 이후 나폴레옹은 마지막 6년을 영국 왕실에 의해 구속된 채로 세인트헬레나섬에서 보냈다. 1821년 5월5일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미스소니언자연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나폴레옹이 마리 루이즈에게 선물한 목걸이와 왕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