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뢰가는 공시가 '삼천닥' 만든다

머니투데이
2026.03.16 04:0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은보(가운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6000p 기념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기업 공시 서식과 가이드라인을 보완한다. 현행 공시 서식과 가이드라인은 기업 공개 당시 계획한 주요계약과 연구개발 상황 등을 보고하는 기준이 미흡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앞으로는 특허계약 진행 여부나 임상 단계별 통계적 유의성 여부, 임상 성공 여부 등을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정기·수시공시를 통해 알려야 한다. 가이드라인을 어길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다. 정도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되거나 심할 경우 상장적격성을 놓고 심사를 받게 된다. 금감원은 과장된 내용으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도록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안은 혁신기업이 원활하게 상장하고 부실기업은 퇴출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시장'으로 코스닥을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증시 구조개편 계획의 일환이다. 불명확하고 무책임한 정보로 투자자에게 해를 끼치는 상장사를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코스닥시장에서 해당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는 제약·바이오주 6개가 포진해 있다. 이는 코스닥 성장의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제약·바이오주가 변동성이 커 투자자들에게 투자하기 위험한 업종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던 알테오젠이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계약 내용을 공시해 주가가 하루 만에 22.35% 하락, 시가 총액이 5조7000억원 증발하기도 했다.

코스닥은 혁신기업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돼야 한다. 전통 기업들도 '혁신'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코스닥으로 이전하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부실기업이 넘쳐나고 어설픈 기대를 흘려 투자자를 꾀는 작전세력이 횡행한다는 현재의 이미지로는 어림도 없다. 이번 제약·바이오기업 공시 서식 가이드라인 개선이 이미지를 쇄신하는 중요한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