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완전한 면책만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장학습을 가서) 사진 200장을 찍어줘도 왜 우리 아이 사진은 5장 밖에 없는지 민원이 들어옵니다. 장관님 민원 막아주실 수 있습니까? 학부모님들 민원 안 넣으실겁니까? 안전요원, 도움됩니다. 그런데 신원조회, 계약 모두 교사가 해야 합니다. "
지난 7일 교육부가 주최한 '안전하고 배움이 있는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강석조 초등교사노조위원장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초등교사노조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쇼츠는 조회수가 600만회를 넘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면책) 문제는 최대한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민원에 대해 이렇게 하겠다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최 장관은 200페이지에 달하는 각 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과 관련해서도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이런 건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을 드렸는데 몽땅 지침처럼 오해되는 측면도 있다"며 "안전점검 등을 교사가 담당해서는 안된다는데 저도 동의하고, 개선방법을 교육부도 시도교육청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했다.
시도교육청 매뉴얼에 따르면 교사들은 버스 운전기사의 음주 여부를 측정해야 하고, 차량안전도 점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교사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그렇다면 매뉴얼 미숙지로 교사를 지적하지 마라"고 날 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최 장관은 최초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장관이자 세종교육감 3선을 지낸 만큼, 교사들이 겪는 고충은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달 중 공식 개선방안을 내놓기로 한 정부는 도중에 설익은 정책 방향을 노출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다만 교육부는 주무부처로써 논의의 폭을 좁혀 실효성 있는 토론의 장을 준비했어야 했다.
예를 들어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가기 위해서는 학생 인원 대비 안전요원이 몇 명이나 필요한지, 안전요원의 비용과 채용 업무는 누가 부담할지, 학교 민원에 대해서는 어떤 응대 체계를 갖출지 등이다. 패널로 참석한 학부모 대표와 학생 대표에게도 과도한 민원 제기, 수학여행 중 음주 등 일탈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단체 서명을 할 의향은 없는지 의견도 물어볼 수 있다.
최 장관은 취임 초부터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며 이를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책 발표까지 남은 보름 동안만큼은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갈등 역시 민주시민적 방식으로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