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동탄 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유동성과 교통 호재가 맞물린 결과다. 이번 과열의 이면에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를 촘촘하게 묶은 규제 정책도 자리 잡고 있다. 동탄은 10·15 대책에 따른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됐다. 규제지역을 피해 자금이 몰리는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동탄에서 나타난 것이다.
정부는 동탄도 규제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며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위한 정량 요건을 충족했다. 문제는 이같은 핀셋 규제가 불러올 연쇄 작용이다. 동탄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순간, 유동성은 평택, 용인 처인구, 오산 등 인근 비규제지역 매수세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충청권 인근까지 부동산 상승세가 도미노처럼 확산하는 것이다. 연쇄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전국 단위의 동시다발적인 금융·세제 규제를 단행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침체된 지방 시장까지 일괄적인 규제 매스를 대는 것은 지방 실수요자의 자금줄을 막아 안 그래도 심각한 미분양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면 수요가 몰리기 마련이고 필요이상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린다. 이같은 기대를 차단할 열쇠는 '공급 시그널'이다. 급등 지역과 동일한 정주 여건을 갖춘 배후 지역에 양질의 주택을 합리적 가격에 지속해서 공급하겠다는 믿음을 시장에 심어주면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산다"는 심리를 바탕으로 한 패닉바잉을 잠재울 수 있다.
과거 세종시 사례를 보면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2020년 44.93%로 17개 시도 가운데 1위였지만, 2021년에는 광역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0.78%)하고 이듬해에는 하락폭이 17.12%로 커졌다.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량 공세 앞에서는 그 어떤 투기 심리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 증명된 사례다. 규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공급 일정을 획기적으로 당기고 광역 교통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시장에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공급에 대한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