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도 러브콜 '효성 변압기'…일감 쌓아두고 공장 풀가동

일론 머스크도 러브콜 '효성 변압기'…일감 쌓아두고 공장 풀가동

멤피스(미국)=최경민 기자
2026.06.1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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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가 만드는 글로벌 미래] 1-④ 효성중공업 美 멤피스 공장 르포

[편집자주] 반도체·방산·조선·배터리·변압기까지, 한국 제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특정 분야에 치우친 것과 달리, 한국은 첨단 기술을 중심의 '풀 스펙트럼' 포트폴리오로 공급망 재편기에 다양한 산업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다만 중국의 추격과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변수 앞에서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세상을 움직이는 축으로 부상한 한국 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공장(HICO)에서 변압기 제작이 이뤄지는 모습 /사진=최경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공장(HICO)에서 변압기 제작이 이뤄지는 모습 /사진=최경민

자신감과 성취감. 지난 10일(현지시간) 찾은 효성중공업(3,855,000원 ▼37,000 -0.95%) 미국 멤피스 공장(HICO)에서는 일종의 '긍정 에너지'를 온몸에 느낄 수 있었다. 효성중공업에 20여년 몸담고 있는 진민기 시니어엔지니어는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면서도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한 미국인 근로자는 에너지 음료를 뽑아 들이키며 기자에게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고 하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2001년부터 '효성맨'으로 미국 사업을 이끌어온 제이슨 닐 효성 HICO 법인장도 고무된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행복한 도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압박감도 있지만 엄청난 수요가 존재하는 시장의 한 부분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ICO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 약 450명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해 동선(권선) 감기, 규소강판 적층, 진공건조, 조립 등 주요공정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표정에서 피곤함을 엿보기 어려웠을 정도다.

실제 효성 HICO는 연 100대 이상의 변압기를 만들 수 있는데, 2028년까지 주문이 꽉 차있다. 이미 2030년 이후 주문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2028년까지 총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초고압변압기 생산 능력을 50% 이상 확대하는 목표를 잡은 이유다. 증설이 끝나면 2027년까지 미국 내 최대 대형 전력 변압기 생산 거점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사실상 두 배 수준의 증설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이슨 닐(Jason E. Neal) 효성중공업 미국 생산법인(HICO) 법인장이 지난 10일 미국 멤피스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최경민
제이슨 닐(Jason E. Neal) 효성중공업 미국 생산법인(HICO) 법인장이 지난 10일 미국 멤피스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최경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몰고 온 변화다. AI 데이터센터가 미국 내에 폭증하기 시작하며 전력시설에 대한 수요 역시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만큼 과거와 달리 345kv(킬로볼트), 500kv, 765kv 등 고전압 변압기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수익성 제고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과의 직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실제 효성 HICO에서 차로 10분거리에는 일론 머스크의 xAI가 세운 AI 데이터센터 '콜로수스'가 위치해 있다. xAI와 효성 HICO는 지난해 5월 '콜로수스'의 전력 수요를 지원하기 위한 전력기기 구매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변압기가 미래 AI 산업의 핵심"이라는 지론을 가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선제적으로 미국 투자를 결단한 것의 과실을 점점 수확하는 모양새다.

닐 법인장은 "예전 시장에서는 MW(메가와트) 규모의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는데, 지금은 GW(기가와트)가 대세다. 그 누구도 MW 단위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며 "이런 변화는 상당 부분 AI 데이터센터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 데이터센터, 제조업 리쇼어링, 전력망 현대화 등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고 있기에 지금과 같은 수요 확장기는 2030년대 후반부터 2040년대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힘을 줬다.

효성 HICO가 게임체인저 격으로 보고 있는 것은 765kv 변압기다. 현재까지는 효성중공업 창원 공장에서 만든 765kv 변압기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여기에 더해 765kv 변압기를 효성 HICO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 미국 내에 765kv 변압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기에 차별화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공장(HICO)의 증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최경민
미국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공장(HICO)의 증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최경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북미 지역 매출 1조원을 달성했던 상승세를 765kv 변압기 현지 생산을 통해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2027년까지 북미 전력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이 목표다. 초대형 계약도 이어진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765kV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지난해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765kV 초고압변압기와 800kV 초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변압기 외에도 계통 안정성 확보를 위한 필수 설비인 고압 및 중압 GIS(가스절연개폐장치), 스태콤(STATCOM), 미래 전력망의 핵심인 HVDC(초고전압직류송전), MVDC(중압직류배전) 솔루션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닐 법인장은 "한국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 고객들 사이에서도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효성 HICO가 미국 GPTW(Great Place To Work Institute)로부터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을 받은 점을 두고 "자랑스럽다"고 밝히며 "기업이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갖추고 직원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효성 HICO 개요/그래픽=이지혜
효성 HICO 개요/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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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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