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란봉투법 여파' 분규 심화 현실화됐다

머니투데이
2026.06.23 04:03
'노란봉투법' 주요 내용/그래픽=김현정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원청기업이 하청회사 노동조합과 직접 교섭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위원회가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확대하면서 원하청 회사간 직접 교섭이 이뤄지도록 조정한 사례는 90%에 달했다. 법 시행(3월10일) 이후 100일간 1161개 하청 노동조합에서 439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결과다.

하청업체가 많은 대기업에서는 지난 15일 원청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연이어 나왔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 구내식당, 경비 등을 맡은 10개 하청업체 노조가 현대차와 직접 교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노위도 한화오션 급식·세탁 업무를 맡은 협력 업체 노조에 원청과의 교섭권을 인정했다. 노동위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생산 공정과 무관한 업무까지 넓혀서 해석했고 설비 개선, 장비 교체 등은 하청업체가 임의로 정할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자동차, 조선사가 용역계약 관계인 식당 직원들과 교섭 테이블에 마주하게 된 것이다. 법 시행 전 혼란을 우려해 내놓은 고용노동부의 해석 지침('구내식당 등은 원청 통제 범위에 들지 않는다')과도 어긋나는 내용이다.

재계에서는 부품 생산 등 직접 공정 외에 급식, 청소 등 지원 업무까지 사용자성을 인정한다면 교섭범위가 무한정 늘어난다고 호소한다. 노동자 권익 보호는 중요하지만 상시 교섭 체계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정상적인 기업 경영과 투자,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섭결렬에 따른 집단행동과 소송 부담도 커진다. 당장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원청인 GS건설, 포스코 등 대형 건설사와 발주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간 상태다. 결과에 따라서 기존에도 원가 상승으로 압박받는 주요 건설현장이 멈춰설 수도 있다.

여러 잡음 속에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만큼 부작용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동위원회와 정부가 노동계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돌아봐야 한다. 주무 장관에 이어 청와대 수석비서관(사회수석)도 민주노총 출신 인사가 임명됐고 노동위 공익위원들도 정부 의견에 민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립적이고 일관된 해석을 기반으로 노사 갈등이 원하청 기업으로까지 옮겨붙지 않도록 조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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