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감'만 13년째인 사회연대경제기본법

[기자수첩]'공감'만 13년째인 사회연대경제기본법

김승한 기자
2026.06.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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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양한 실험과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제도는 여전히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 사회적기업 대표는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회연대경제 현장을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다. 지역에서 돌봄과 주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 현장에서는 법안의 내용보다도 "언제 통과되느냐"는 질문이 먼저 나올 정도다.

이 법안은 2014년 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 이후 20대와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매번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선 상황이 달라지는 듯했다.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번번이 본회의 상정이 불발되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내용보다 정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법사위 표결 처리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무쟁점 법안으로 분류돼 본회의에 상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현장이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닌 제도적 뒷받침이다.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은 지역에서 돌봄과 주거, 일자리,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정부와 시장이 채우지 못하는 영역을 메우고 있다. 특히 지방소멸과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그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정책 체계는 여전히 분산돼 있다.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부처별로 나뉘어 관리되면서 정책 연계에도 한계가 있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이를 정비하고 국가 차원의 기본계획과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다.

물론 법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회연대경제를 일회성 정책사업이 아닌 국가가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할 정책 영역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정치권은 지방소멸과 돌봄 위기, 공동체 회복을 이야기한다. 사회연대경제는 그 해법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주체들이다.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이미 충분했다. 이제 남은 것은 결단이다. 현장의 속도가 제도의 속도를 앞지른 지는 이미 오래다.

김승한 정책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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