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창업 환경을

머니투데이
2026.06.23 04:00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국무총리 후보자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SVC Seoul(스타트업벤처캠퍼스서울)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1기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6.16. park7691@newsis.com /사진=

대한민국에서 창업을 생각하는 국민은 10명 중 3명이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재기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본지 보도다. 정부가 대국민 창업 오디션 '모두의 창업' 등 각종 창업 지원 정책을 추진하지만, 여전히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창업자 연대책임 금지 의무화 등 실패 후에도 재도전을 가능케 하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지난 5월 전국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창업인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 창업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31.4%였다. 다만 '창업 실패 후 재도전이 가능한 환경이냐'는 질문에 가능하다는 응답은 13.7%에 그쳤고 절반은 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실패에 대한 우려는 청년층의 창업 기피로 연결됐다. 20대 응답자는 창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실패부담·낙인문화'를 꼽았다. 그동안 주된 문제로 지적됐던 초기 창업자금 부족뿐 아니라 재도전을 어렵게 하는 사회적 환경이 창업자들의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방증이다.

구글, 애플, 엔비디아,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와이콤비네이터 등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기술 중심의 자생적 창업환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장기 성장성과 시장 잠재력에 투자하는 민간 벤처캐피탈 주도의 투자 생태계도 이들의 강점이다. 한국도 청년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이러한 실리콘밸리의 강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청년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업화 자금, 저금리 정책자금에 그치지 않고 실패 이후를 뒷받침하는 제도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채무 조정, 재도전 패키지, 재창업 멘토링 등을 통해 한번 실패하더라도 창업과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떠받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한번 뒤처지면 영영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걷어내고 청년들이 도전하게 할 수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겸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폐업 후 재도전 기틀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창업자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우지 못하도록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도 서둘러야 한다. 한국에서도 일론 머스크 같은 성공 사례가 나와 창업을 바라보는 국민 인식이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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