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도체 산단, 광주 속도전 앞서 용인부터

머니투데이
2026.08.12 04:05
[서울=뉴시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2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를 바라보며 부지 조성 현황과 전력 및 용수 공급 계획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정부와 여당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국방부에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으로 임시 배치해 반도체 산업단지 조기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부지에서 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는 사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용수·도로·인허가 일정 에서 후순위가 되는 인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전제로 막대한 투자계획을 세웠다. 용인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서 이미 검증된 기업과 협력업체, 연구개발 인력, 생산거점이 집적된 곳이다. 광주와 별개로 용인은 계획대로 제때 가동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여당의 메가프로젝트 특별위원회가 용인 현장을 찾아 전력·용수 공급망과 교통 인프라 등을 점검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겪는 인허가·기반시설 관련 장애요인을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 고숙련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특례도 정부의 전향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노동계의 눈치를 보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노동계가 매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과 노동계가 함께 논의하고 지역주민 또는 노동계의 동의를 받을 때 가능한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런 태도는 광주 반도체 공장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광주 공장은 신규채용만으로 가동할 수 없다. 기흥·화성·평택·용인 등 기존 거점의 숙련 인력이 옮겨가야 하며 이는 노조 및 근로자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는 풀기 어렵다. 벌써 삼성전자 최대노조가 호남 반도체 투자계획에 반대하는 마당이다.

정부와 여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인허가와 기반시설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조기 가동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반도체 R&D 인력에 대한 합리적 근로시간 개선도 결론을 내야 한다. 광주 반도체 공장은 정치적 시한에 맞출 게 아니라 부지·전력·용수·인력 등을 철저히 준비해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호남, 수도권, 나아가 한국의 반도체 산업 전체를 이롭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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